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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칼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이론의 기본 텍스트인 ‘자본론’을 망명지인 영국의 셋방 다락에서 썼다. 자본주의 사회의 한 복판에서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며 죽어가는 자식을 보며 펜을 휘둘렀던 그의 심정이 오죽했을까. 독일의 시성 괴테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유한 사람들은 칼 마르크스와 괴테의 진의를 애써 무시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익을 내는 것을 가장 중요한 존립 근거로 삼는다. 반면에 평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공산주의 사회는 소련의 해체로 사실상 와해됐다. 평등한 사회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나 그 구성원들이 태만하고 자원은 한정돼 있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쇠퇴하게 되어 있다. 공산주의 이론이 자본주의에 던진 교훈은 이익은 남기되 공공을 위해 쓰고 가진 자들이 겸손한 자세로 못가진 자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의 첫 각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속칭 ‘강부자’(서울 강남에 사는 부유한 자들)에 속하는 상당수 후보자들은 가진 자들의 법도를 깨뜨리고 있다. 한 의원으로부터 시가로 2억 원과 1억 원이 되는 골프회원권을 두 개가 가진 점을 지적받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그 당시에는 4000만원 주고 산 것이라 싸구려”라고 답했다. 다른 의원으로부터 이천,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에 각각 집 한 채씩을 소유한 경위를 질문 받은 김도연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여름에는 주로 이천에, 겨울에는 송파구 아파트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첫 장관 후보자들의 대부분이 국민의 1%에 드는 부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들이 무조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재산을 많이 가진 1%가 99%의 머리를 치고, 가슴을 후비는 발언을 하는 것은 민심과는 상관없이 나가겠다는 태도가 아닐까.

그것은 결국 민심의 이반을 가져오고 정권의 안정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자승자박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책은 오랏줄을 푸는 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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