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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비가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전국적으로 풍성하게 내렸다. 그것은 대지를 바짝 마르게 한 가뭄 뒤끝에 내린 단비요, 꽃망울을 적셔 꽃을 튀어나오게 한 꽃비였다. 단비와 꽃비가 내리면 대지는 몸을 뒤척이고, 꽃잎은 파르르 떤다. 단비를 머금으며 꽃은 잎을 벌린다. 그 소리는 아주 작지만 실은 천지를 울리는 환호다.

백목련은 꽃비가 내리기 전부터 주택가에서 봄의 전령으로 하얗게 웃었다. 희면서도 약한 베이지색을 띤 배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주에서 지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머물렀던 필자는 금성산 어귀에서 만개한 매화에 넋을 빼앗겼다. 단비를 머금고 막 꽃망울 터뜨리는 진달래는 오전과 오후가 다르게 꽃잎을 벌렸다.

바닷바람을 쐬며 자란 전남 여수시 영취산 자락의 진달래는 새색씨처럼 영롱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진도군은 4월 13일(일)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일원에서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된 첨찰산 동백나무숲에서 붉게 물들인 동백꽃을 테마로 제1회 전국 동백꽃 예술대회를 연다.

남녘의 화신(花信)은 꽃비를 타고 바로 북상하여 월요일에는 서울 노량진 사육신공원 입구의 진달래도 꽃망울을 터뜨렸으며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도 진달래꽃을 피워 올렸다. 단비를 머금고 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낸 꽃들이 망울을 터뜨리는 소리가 예서제서 난다. 진달래에 이어 철쭉이 정열을 불 지르며 온산을 뒤덮을 때 봄은 절정에 이른다. 이어서 피는 아카시아와 라일락은 매혹적인 향기로 뭇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우리는 뛰는 물가에 제자리걸음하는 월급으로 찌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산과 들을 찾아 아름답게 다가오는 꽃들을 보며 움츠렸던 마음을 활짝 펴보는 것도 좋겠다. 꽃은 일생이 짧지만 인간에게 생기를 북돋아준다. 반드시 이름 난 꽃이 아니라도 좋다. 들판에 피어난 고운 들꽃들을 보라. 봄볕이 쏟아지는 봄날 풀밭에 누워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들을 쓰다듬을 때가 있다. 우리는 꽃망울 터뜨리는 꽃처럼 신선하고 화사한 마음을 이웃에게 선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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