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현칼럼] 안정론 vs 견제론
[안병현칼럼] 안정론 vs 견제론
  • 경기신문
  • 승인 2008.04.0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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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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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공약재탕 남발 헐뜯기·돈선거 등 혼탁
당 지지도 올리기 사활 총선 D-2, 유권자의 몫
▲ 안병현<논설위원>

과거에도 그랬듯이 선거철만되면 후보들은 만나는 사람마다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연신 굽신거리며 한표를 호소한다. 그것도 잠깐 선거가 끝나면 당선자들은 선거사례라는 현수막을 지역구 서너곳에 붙이고는 사라진다.

지역구에서 임기 4년동안 자기가 뽑은 국회의원 얼굴 한번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국회의원은 여지없이 자신을 뽑아 달라고 또 지역을 돌며 고개를 굽신거리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국회 단상을 점거하고 구둣발을 날리고 욕지거리를 퍼붇던 그 국회의원이 거의 고스란히 다시 출마해 한표를 달라고 변죽좋게 악수를 청한다. 이번에는 뭐 지하철 역사를 신설하고 고등학교 유치하거나 뉴타운 건설을 단골 메뉴로 들고 나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국가나 해당 자치단체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것들을 자신이 새롭게 시도하는 것 처럼 거대포장해 떠들어 댄다. 도대체 어느정당 누구에게 표를 줘야 할지 혼란스런 정치판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꼭 42일이 지났다. 집권당인 한나라당 후보들이나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 후보들이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밖에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친박연대,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난립하는 군소정당 후보들도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어 달라며 힘겨운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선택은 모두 유권자의 몫이다. 이렇다할 정책대결이 실종된지 이미 오래고 정당지지도와 후보지지율이 뒤죽박죽 엇갈리고 또 뚜렷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는 이상한 선거전 양상속에서 남 헐뜯기와 돈선거가 가세하면서 선거막판에 여의 ‘안정론’과 야의 ‘견제론’이 선거판을 담금질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정 안정론을 얘기하고 있고 민주당은 견제론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눈치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의석수를 많이 확보하면 국정을 원활하게 수행해 국민의 삶의 질도 향상되고 경제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민주당이 주장하듯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해야 집권세력을 견제해 일방적인 국정수행에 제동를 걸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한나라당의 안정론은 경제 살리기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과반수 의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통합민주당의 반대로 국민적 지원을 받던 정부조직개편이 누더기가 된 것을 야당 발목잡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그래서 야당의 견제론은 발목잡기로 여당이 추진하는 각종 규제완화와 경제살리기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견제론을 강력히 주장한다.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반도 대운하 강행 등 여당의 독주를 그나마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부자 내각으로 일컬어지는 극소수를 위한 새정부를 견제하는 것이 민주당의 할일 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동아일보-MBC의 여론조사에서 ‘과반 의석 확보를 통해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안정론’을 지지한 응답자는 46.4%였으며,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힘 있는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민주당의 ‘견제론’에는 38.0%가 동의해 한나라당에 유리한 민심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9일 전국 유권자 1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이번 총선에서 ‘여당 견제를 위해 야당이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49.1%)는 의견이 ‘국정 안정을 위해 한나라당이 많이 당선되는 것이 좋다’(36.4%)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두 배 이상 강세를 보여 민주당이 주장하는 여당 견제론이 국정 안정론 보다 중요하다는 조사결과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인기도도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유권자들이 새정부 초기에 실망감을 느끼면서 견제 필요성을 생각하고 있지만 17대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탄핵역풍을 타고 원내 제1당이 되었지만 민생과 거리가 먼 4대입법으로 여야간 끝없는 대치가 끊이지 않았고 또 100년 정당을 표방한 열린우리당이 민심이반으로 설자리를 잃자 이합집산 끝에 4년여만에 통합민주당으로 변신해 이번 총선에 나섰기 때문에 대안세력으로 부족하다고 보는 것 같다.

약속이라도 한듯 이번 총선에서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거의 똑같은 논리를 동원해가며 한반도 대운하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이런저런 좌파진영이 일제히 먹거리를 찾은듯 합세하는 모습은 꼭 옛날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선거 D-2. 이제 유권자의 몫이다.

안병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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