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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이상한 비례대표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해 12월 대통령으로 당선된 직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로 당선 축하인사를 온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참여정부는 권위주의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무너뜨렸고, 돈 안 드는 정치를 정착시켰다고 평가한다”고 치하했다. 이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새롭게 시작할 것은 새로 시작하는 그런 좋은 전통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돈 안 드는 정치는 훌륭한 이상이다. 돈이 많은 이명박 대통령이 돈을 쓰지 않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통령에 당선되면 집 한 채를 제외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것도 돈이 있기에 가능한 용단이다. 정치인은 대부분 남의 돈을 끌어들여 활동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정치는 필요충분조건으로 정착된 지 오래다. 다만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불법자금을 끌어들이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이번 4월 총선이 끝나자마자 각 당의 비례대표 당선자들에 대한 언론과 국민의 검증이 거세지고 있다. 몇몇 정당은 당원이 당비를 내는 것은 의무이므로 특별히 많은 돈을 내는 것은 정당하며 바람직하다는 논리에서 특별당비로 전국구 당선권 의석을 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몇 억 원에서 몇 십억 원의 특별당비를 낸 것으로 알려진 무명씨가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철새나 전과자도 당의 실력자들의 연고를 업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이들에 대한 여론이 아주 나빠지고 있다. 지역구 의원으로만 발탁할 수 없는 각 직능 분야의 전문성을 보호하고 특출한 전문가들을 정치권에 영입한다는 다는 목적 아래 국회 전체 의석수 299석 중 54석을 할애하는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에 의석을 배분한다. 우리 정당들이 비례대표제의 본래 목적에 어긋나는 사람들까지 돈을 받고 국회에 진출시키려면 비례대표제를 ‘비리대표제’라 개명하든가, 선거 때마다 좋아하는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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