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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경기도박물관

1천년 경기도 역사를 찾아서…
선사 고인돌~조선 거중기까지 시대별 문화유물 집합소
자연사·서화실 등 상설전시장 운영… 역사숨결 한눈에

녹음이 짙어지면 그 향내는 산세를 타고 고을 고을의 산야에 여름이 왔음을 알린다. 점점 짙어지기만하는 녹색의 강렬함으로 물들고 따가운 햇살은 여름이 벌써 시작됐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어느덧 찾아온 여름, 홀연히 야외로 떠나 아름드리 나무밑의 벤치에 앉아 스쳐가는 바람과 대화를 나누며 책장에 추억을 책갈피처럼 써넣고 싶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박물관은 무엇보다 좋은 교육의 보약이다. 어른들이 내놓을듯 한 상식은 아이들의 성장의 씨앗이 된다.

 

이를 공유함으로써 가족간의 사랑도 재확인하고,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기쁨이다.<편집자 주>

조금 날씨가 더울까?

이런 기분은 봄, 가을에 많이 느끼지만 유독 6월초는 여름과 봄 사이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세월이 주는 삶의 활력, 역사와 대화하며 지친 일상에서 고운듯 밝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해보고 싶어진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한 경기도박물관이 있다.

수원에서 용인을 지나는 국도변에 보면 ‘경기도박물관’이란 정겨운 이정표가 반겨준다.

주위에 둘러싸인 낮은 야산이 바라보이고 유명 명승지에 자리하고 있는 유적 인근의 국립박물관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조금 생경할만도 한 전경이다.

널찍한 부지 위에 높다란 건물의 웅장함은 용인 지역의 산야가 동쪽으로 뻗는 산악의 시작임을 알리듯 하다.

경기도박물관은 야외 전시장과 실내 전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선사시대의 고인돌, 삼국시대 집터, 고려시대 부도, 조선시대 거중기 등 지난 1천년 이상의 경기도 역사의 작은 집합소다.

특히 한반도 삶의 역사의 중심이면서 서민들의 삶의 장소였음을 새삼 깨닫게 하는 은은한 감동과 피로 전해지는 뜨거움도 느낄 수 있게 한다.

고려시대에는 유난히 부도가 많았다.

고승들의 사리를 모신 부도는 불교문화의 최고 예술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수원 화성을 지을 때 사용한 거중기는 정약용으로 대표되는 실학의 본산이 경기도였음을 반증해준다.

야외에 자리한 20여점의 다양한 전시물들은 실물도 있고 복제품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1천년 이상의 역사는 그 자체가 사실이다.

실내 전시장은 자연사실, 고고미술실, 문헌자료실, 민속생활실, 서화실, 기증유물실 등 6개 상설전시장으로 꾸며져 있다.

도 박물관은 “경기도 문화의 흐름과 특성을 살피는데 전시의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매년 리모델링과 부분적인 교체 작업, 전시의 보완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귀뜸했다.

자연사실은 크게 ‘인류의 출현과 진화’, ‘경기도의 천연기념물’이란 두개의 주제로 나뉘어 패널 중심의 전시를 펼치고 있다.

전시실 중앙에는 대형 화면을 통해 자연, 우주, 인간 등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고고미술실은 석기, 토기, 청동기, 철기, 기와, 도자기 등 모두 450여점의 유물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곳곳에 설치된 디오라마 모형과 보조영상물은 어린이들과 함께 찾은 부모들에게도 유익하다.

이곳에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수도권의 전적, 고문서, 불경 등이 서화류와 함께 전시되어 있으며 별로도 마련된 공간에는 목판 인쇄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되어 있다.

민속생활실은 ‘우리의 하루’, ‘일년’, ‘일생’, ‘민속예술’ 등 4개의 주제로 조선후기에서 근현대에 이르는 유물 420여점이 입체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서화실은 도 출신 인물의 초상화, 민화, 산수도 등의 그림이 놓여 있다.

특히 초상화류는 보물급 수준으로 그림 속에 포함된 경기도의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경기도의 정도가 1천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한반도의 중심에 서있는 도는 토양이 비옥하며 해안과 접하고 선사시대부터 사람들로 넘쳐났다.

연천의 전곡리, 파주의 주월리, 하남 미사동, 안산 오이도 등 한반도 한민족의 뿌리의 샘이었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이곳을 쟁탈하기 위해, 지역의 민심을 얻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한성백제문화는 그 찬연한 문화로 수천년의 세월동안 도의 심장부 속에 숨어있기도 했다.

고려시대의 인쇄문화, 조선시대의 광주 도자문화 등도 도를 빛낸 역사의 숨결이다.

경기도박물관은 도내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산과 유적들로 부터 나온 소중한 자료들이 이곳 안에 계속 숨 쉬고 있다.

지난 1996년 개관한 경기도박물관.

도박물관은 개관이래 다양한 특별전시회로 주목받기도 한다.

한국의 전통북 기획전, 조선 옷매무새 특별전, 경기국보전, 미술관 옆 박물관 특별전 등이 그런 행사다.

소장작품도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개관 당시 3천여점에서 1만여점으로 늘어났다.

국보 제256호인 대방광불화엄경주본 권제1을 비롯, 지정문화재만도 64점에 이른다.

이곳에 들르면 꼭 찾아봐야할 문화재는 미리미리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소중한 예습이다.

이번 주말 경기도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는 가까운 박물관을 찾아봤으면 한다.

길은 우리를 반기지는 않지만 그 길에 나의 자취를 남기면 곧 나의 길이 되는 것이다.

놀라운 세계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숨결을 한아름 안아올 것이 확실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 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다. 오는 10월까지는 금, 토, 일요일에 야간개장에 나선다.(문의:031-28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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