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석의 작가탐방 <57> 최송대의 예술세계
장준석의 작가탐방 <57> 최송대의 예술세계
  • 경기신문
  • 승인 2008.07.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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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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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숨결을 따사로이 음미하고 생명을 마음으로 보듬을 수 있는 이는 선한 마음과 양심의 소유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송대(崔松大)는 생명의 존귀함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화가이다. 그에게는 작은 생명, 자그마한 씨앗 하나도 관심의 대상이고 신비로움이다. 눈곱만한 씨앗 하나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남에 감사하며 신의 따스한 체온을 체감한다. 풀잎 하나를 통해서도 신의 솜씨와 우주만물과 자연의 섭리를 발견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다.

▲ 작가 최송대
작가 최송대의 작업실의 베란다는 이중이라서 베란다와 거실 사이의 문을 열어도 꽃이 있는 바깥쪽은 실내와 차단하고 외부로는 개방할 수 있다. 그곳에서는 꽃이 독특한 모습으로 특별한 향을 발하며 생명을 노래한다. 인동초가 은은하게 피어있는 중에 벌들이 열심히 꿀을 먹으며, 개미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풍뎅이들이 낮잠을 자는 등 조그마한 자연의 생명들이 나름대로 멋을 부리고 춤을 춘다.

최송대는 오랜 기간을 꽃과 씨앗을 통해 그림을 그렸으며, 이는 음양의 기운이 하나의 태극을 이루 듯 오묘하게 형성돼있다. 그는 꽃의 외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꽃과 씨앗에 담겨있는 생명의 신비까지 그려낸다.

작품의 바탕에는 사색과 철학성이 짙게 깔려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언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도록 한다. 이는 처음 보는 미묘한 형상이거나 혹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함께 하였을 것 같은 느낌의 이미지다. 마치 이 세상에 생명체들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생명의 어머니’로서의 근원을 담아내는 듯하다.

 미학자인 김광명 교수는 “최송대의 일관된 관심은 생명, 생동감이요, 생의 기쁨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잉태된 생명력의 근원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에는 내재된 생명의 환희와 기운이 흐르므로 신선한 맛이 있다.

예술의 힘은 상상력에 있음을 환기해볼 때 확실히 최송대의 작품에는 예술성을 담은 상상력이 넘쳐남을 느낄 수 있다.

채색 그림을 그리는 최송대는 필자와의 대화 중에 ‘그림을 그릴 때 일필(一筆) 일획(一劃)의 화풍을 즐겨 사용한다.’고 말했다. ‘일필 일획’이란 먹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라면 가능하지만 채색으로는 간단치 않은 작업이다. 채색화는 대개 중국의 북종화(北宗畵)에 원류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북종화는 당나라 때 이사훈(李思訓), 이소도(李昭道) 부자를 중심으로 펼쳐진 그림으로서, 청색과 녹색을 위주로 해서 색을 강하게 쓰는 그림이기에 흔히 ‘청록산수화(靑綠山水畵)’라고 부른다. 색을 많이 강하게 쓴다는 것은 그만큼 공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걸 의미하는데, 이사훈은 그림 한 장을 그릴 때 보통 한 달 이상 걸렸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채색을 쓰는 화가들은 아무래도 여러 번 붓질을 해서 꼼꼼하게 오랜 시간을 두고 그림을 그린다.

최송대의 내면세계는 꽃과 씨앗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성을 추구하며 일획으로 그들과 일체를 이룬다. 일획으로 한 순간에 생명의 고귀함을 체득하고 꽃들을 통해 생명 세계로 여행한다. 꽃과 씨앗을 통하여 미지의 생명을 느껴보고 그 현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소설가이자 기인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김시습(金時習)이 대나무를 좌선(坐禪)하듯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 순간에 스치는 영감을 일필 일획으로 형상화시킨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할 수 있다.

최송대는 신의 위대함 속에서 이루어진 자연의 근원적인 실체를 자신만의 시각에서 새롭게 조형화시킨다. 꽃과 씨앗을 통해 표현되는 ‘생명’은 경이롭고도 존귀하다. 이는 자연의 순수이자 생명의 환희라 할만하다. 한 마리의 나비가 되고 꿀벌이 되어 바람에 살랑이듯 생명의 아름다움에 취하며 미지의 세계를 마음껏 관조(觀照)하는 작가는 감성 진한 예술가라 할 수 있다.

생명의 존귀함과 순수함을 표현하는 작가가 상업성을 고려한다면 작품의 순수성이 떨어질 수 있다. 작가 최송대처럼 조형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작가적 양심과 자존심으로 경제성을 고려치 않고 좋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진정한 작가라 할 수 있다. 작품으로 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은 우리 미술을 더욱 건강하고 풍부하게 살찌우는 일이 될 것이다. 작가의 작품과 예술세계에 대한 혜안과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약 력
   
▲ 최송대 작가
1969 홍익대학교미술학부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18회(장은선.갤러리 우덕, 인사 아트센터,박영덕화랑, 서울국제 아트페어,에스빠스오또위(파리),아미 아트 갤러리, 마담포라갤러리,한국문화 예술진흥원, Kcaf한국 현대미술제,예맥화랑, 갤러리 아미, 백악 미술관 등.
* 단체전 및 초대전
제4,5회 한국 현대미술제-예술의 전당
마니프 13.8.5! 서울국제 아트페어-예술의 전당
아트서울-예술의 전당
한,방 수교30주년기념‘오늘의 한국 미술전’(디카국립 미술관, 방글라데시)
엑스포파리서울 메종 데 미딸로(파리)
멜버른 아트페어 2002(호주)
KOWACA 국제 예술제-인사 아트 프라자 갤러리
02, 국제 현대미술전-프랑스 살롱 그랑 에죤느, 세계 순회전
MAC2000 에스빠스 오또위 (파리)
아트마네지 2000 모스코 국제 아트 페어 (러시아)
꽃!꽃이 아닌 꽃전-르네 갤러리, 서울
청담 미술제 아름다움 자연 100인 100색전-조선화랑, 서울
충북대학교 교수 작품전-무심 갤러리, 청주
여류작가 12인의 밫나는 세계-리키갤러리, 서울
한중일 초대 작가전-공평 아트센터, 서울
98현대미술 일*한전-야에스 화랑, 동경
소묘*회화의 원초성전-갤러리 상
한국화 현대 미술-서울에전-일본서 마드리드까지.-마드리드, 스페인
살론 도톤느-그랑빨레, 파리
이외 260 회전시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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