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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자신 원하는 교육·학교 찾아 나서라

공립 학교 비선호 지정 낙후, 교육 수요자 의식 전환 중요

 

요즘 공교육 현장은 소리 없는 전쟁 중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 개혁 드라이브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최근 발표된 일련의 교육정책으로 말미암아 공교육의 학교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학교 자율화 정책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고된 대로 학교 선택제가 발표되고 곧바로 교육정보 고시제가 계획된 수순에 의해서 발표된 것이다. 공교육 현장은 벌써 술렁이기 시작하고 여기에 교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학교 풍경이다.

서울시교육청의 발표에 의하면 학교 선택권 확대 계획은 2010학년도 일반계 신입생부터 적용한다고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만족도를 높이자면, 경제적으로 말하면 무엇보다도 교육 수요자들이 자신에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여기에 학교는 교육수요자들에게 학교의 교육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질 높은 교육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교육 경쟁 속에서 학교가 학생들로부터 비선호학교로 낙인이 찍히게 되면 책무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학급수를 감축할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의 경우 정원초과 교원에 대해서 3년의 범위 내에서만 재정적 결함을 보조해 준다고 한다.

공립학교의 경우 비선호학교로 지정이 되면 인근 지역이 낙후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이 기피하는 지역이 되고, 나아가 주거 환경 자체가 문제시 될 것이다.

정말 서슬이 시퍼런 칼을 들고 학교를 사각의 링 안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 현장은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학교 컨설팅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되기 위한 방안으로 학교별 교육과정의 특성화,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방과후학교 운영의 효율화 방안, 교원평가를 통한 교사의 질 제고 방안 등도 모색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을 감안해 보면 이쯤해서 교육개혁이 색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하기는 하는데 최근에 발표된 교육정책들은 그 방법 중의 하나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들을 입시 경쟁으로 몰아넣고 교육격차를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하는 정책이라고 하면서 극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의 반발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교육수요자들이 어떤 학교를 선호하는지를 살펴보면 명확한 답이 나온다.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는 대체로 명문대학 진학률이 놓은 학교들이다. 그러면 교육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자명할 것이고, 학교마다 교육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입시경쟁 교육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 분명하지 않는가?

하나 교육수요자들이 자신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진데, 학생들이 남보다 더 많이 공부를 해서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욕구를 억누른다는 것 자체가 학생의 교육 받을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기에, 이런 반발을 무심코 받아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이런 질문에 진솔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과 제도가 입시 경쟁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조장시키는가?

아니면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적 의식인가? 사교육을 조장시키고 교육을 입시 경쟁으로 몰아가는 정책과 제도가 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 사회의 교육 선발기능과 교육수요자들의 지나친 교육열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평준화 정책이 견고할 때에도 입시 경쟁은 여전히 치열했고 또 학교 서열화는 존재했으며 사교육비는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수요자들의 의식 변화가 없다면 교육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나에게 있어서 교육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이러저러한 삶을 살아가기 위하여 어떤 교육을 원하는가 하는 교육 본질적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는가에 있다고 하겠다.

어쩌면 교육에 있어서의 선택과 경쟁은 공교육의 특징을 규정하는 중핵적 개념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공교육의 한계를 분명하게 설명해 주는 키워드일지도 모른다. 학교가 살아남기 위해서 애써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기는 하지만, 우리 교육 현실에서 선택과 경쟁이 반드시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공교육은 이를 애써 외면하거나 부정한다는 것 자체가 자기모순이다.

이런 교육 굴레 속에서 진정으로 벗어나고자 한다면 교육정책과 제도를 탓하기 전에 먼저 교육 수요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교육적 의식을 바꾸면 된다. 자신이 원하는 교육, 학교를 찾아 나서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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