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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의미학] 4. 김인태의 예술세계

상식 뛰어넘는 발상 또다른 생명 재탄생

 

경기도 일산의 설문동에 이국적인 풍경으로 형성된 전원주택지역, 다른 주택과는 확연히 다르게 조립식으로 지어진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조각가 김인태의 작업장이다.

작업장 주위에는 작가의 조각품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서 주택들과 조화를 이루며 한껏 멋들어진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7년 전 친구와 함께 비닐하우스 작업실에서 생활하다가 IMF때 그 고비를 넘기고, 독립적인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쉽지 않은 과정을 통해 이곳으로 이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형태와 복잡한 도심이 싫어 자연으로 찾아든 주위 사람들로서는 그의 존재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작업장 밖 환경에 신경을 썼고 그 방법의 한 가지로 조각품을 설치한 것이다.

 

 

첫 대면하는 그의 작업실 내부는 다른 조각가의 작업실과는 다르다. 조각뿐만이 아니라 평면(회화)작품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인태 작가는 작품을 소개함에 있어 조각이 아닌 요즈음 진행 중인 드로잉 작업에 대해 설명한다.

2~3년 전부터 입체로 표현하지 못하는 분위기나 느낌들을 드로잉 작업을 통해 표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미술인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고 개인 전시회 권유를 받을 만큼 많은 양의 작품이 비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드로잉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1992부터 시작된 미국(맨하탄) 브로클린 칼리지에서의 유학 시절부터다. 미국에서 경험하게 되는 김인태의 예술세계는 엄청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미술이 조각이나 평면정도로 구분되어진 것이 아닌 설치미술, 대지미술, 시청각 아트, 비디오 아트, 음악, 무용 등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볼거리가 너무나 다양한 종합예술의 극치였다고 한다. 5년간의 미국생활이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었지만 실질적인 작업 활동에 있어서는 어려움이 많았다.

 

조형적 토대가 되어 있지 않은 그곳에서 오브제(Objet)나 쓰레기를 이용하고,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서 재조립하는 작업을 해야 하는 조악한 상태에서 입체를 만들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환경이 그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 새로운 사고를 하게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ART”란 다양하게 사고하고 행위 하는, 열려진 사고가 필요함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다.

그가 많은 시간을 들여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드로잉 작업은 조각에서의 표현이 한계에 부딪히는, 혹은 조형의 기본 질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표상할 수 있는 솔직하고도 새로운 평면작업의 탄생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고민하고 작업해온 조각의 영역에서 별도로 분리되는 범주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형 안에 지속되고 잠재되어 있던 생명에너지들이 표출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인태 작품을 살펴보면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진다.

 

 

기하학적 구조의 기둥형태, 사과 모자(母子)상, 배추나 사과를 통한 식물성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카테고리를 묶어 이야기할 때 생명현상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그 표현 형식의 형상은 다름 아닌 사과, 배추, 마늘 같은 생명을 지닌 일상적인 식물군이다.

 

그 일상적인 식물군은 너무나 평범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래서 무관심하고 존재감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들 자체로 특유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인간과 같은 생성되고 소멸되어지는 존재라는 사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 이유들로 인해 김 작가를 통해 재탄생되는 식물군들은 또 다른 의미, 혹은 또 다른 존재로서 그 생명을 다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과를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설명해 보기로 하자.

형태의 모양이나 크기를 흙이나 스티로폼 등 원형제작에 수월한 재료를 선택해 그 형태를 만들고, 석고로 외형 틀을 떠낸 뒤 다시 브론즈(Bronze)나 Fiberglass(강화플라스틱의 종류)로 원형을 뽑아낸다. 이 행위는 사과가 가지는 고유의 외형적 특징을 변형이나 왜곡을 통해 바꾸려 하지 않고 그 자체를 인정하려는 의지가 담겨있음을 엿볼 수 있다.

 

컬러링을 하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표면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표면위에 자동차 도색에 쓰이는 페인트를 이용해 광택을 유지하며 컬러링을 마무리한다. 그리고 직각으로 절단된 단면에 흡수와 반사가 공존하는, 내면의 구조가 그 안에 비춰지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는 Stainless steel(거울처럼 비추는 메탈의 종류)를 부착한 뒤 커다란 사과의 잘라진 단면 위에 작은 사과를 올려놓은 “사과 모자상(母子像)”이 완성을 이룬다.

 

김인태 작가는 “식물과 동물이라는 이분법적 카테고리에서 보지 못하는 것에 주목하고 식물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동물성이 더 잘 드러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식물을 통해 동물을 이야기 하고 식물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조형적 형태를 보면 시각적으로 확인되어지는 현상보다 상상을 통해 길러진 현상들, 즉 보편적 인식 수준 그 너머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일반론적인 혹은 보편적인 인식에서의 사과가 아닌 작가가 가지는 고유한 사과의 형태로 재탄생 되어지는 것이다.

언제나 자유로운 사고와 보편적이지 않은 시각을 통한 새로운 영역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한국 미술발전 모색의 방안으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역할에 대한 김인태 작가의 말을 들어 보자.

“문화 컨덴츠가 도래한 이 시대에 화랑의 대표들은 작가와 작품에 애정을 가지고 한 명의 작가도 좋으니 월드스타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

 

약   력
   
▲ 작가 김인태
1996 뉴욕시립大 브룩클린 칼리지 대학원 졸업(MFA), 미국
1991 홍익대학교 조소과 동대학원 졸업
● 개인전
2008  진화랑, 서울
2006  안그라픽스 갤러리, 경기도
2006  수평선 갤러리, 요코하마, 일본
2005  웅갤러리, 서울
2003  스페이스 파우제 겔러리, 서울
2001  사간 갤러리, 서울
1997  공평아트센터, 서울
1996  에잇스 플로어 갤러리, 뉴욕
1991  갤러리 2000, 서울
●그룹전
2007  “ACA(Asia Contemporary Art Fair)” 뉴욕 pier92, 미국
       “서울아트페어” 예술의 전당, 서울
       “KIAF-Korea International Art Fair” COEX 전시장, 서울
       “가족” 갤러리 이화, 서울
2006  “고양시 국제조각 심포지움” 고양시 문화광장, 경기
         도 일산
       “Here and Now" 갤러리 Kunst Doc, 서울
       “KIAF-Korea International Art Fair” COEX 전시장, 서울
       “동강현대작가 초대전” 영월 문화 예술회관, 강원도
       “갤러리 아이오 개관기념 초대전” 갤러리 아이오, 경
         기도 파주
2005  “Ecotopia & Commodification-뉴욕 김인태,유진택 초
         대 2인전”
        Tenri Cultural Institute of New York, 뉴욕
       “기전미술-12인의 평론가가 선정한 12인의 작가전” 경기 문화재단, 수원
       “2005 세계도자비엔날레-세라믹 하우스 특별초대전” 경기도 여주
       “한국현대 조각회전” 과천 제비울 미술관, 경기도 과천
2004  “부산비엔날레-바다미술제” 부산해운대역 앞 광장
       “제주도-바람예술축제” 북제주군 바람공원
       “조각의 힘” 고양조각가 협회전, 일산미관광장
       “2004 일산 오픈스트디오” 일산, 경기도
       “아시아 현대조각회전”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한,중 미술교류전” 청도 미술관, 중국
       “아세아의 새로운 도약” Silk Gallery(주한일본 대사관 문화원)
       “CROSS OVER” 홍천강변 팔봉산 미술제, 성원 미술관
2003  “바다미술제” 모형전, 부산시청
       “신체적 풍경” 2003 인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인천
         문화회관
       “한국현대조각회전” 세종문화회관
       “통일염원전” 경의선 국제역사, 경기도 파주
       “Street Furniture” 일산미관 광장
       “생명의 발견” 안성만세고개 조각공원, 경기도 안성
       “벽돌로부터의 확장” 인사동 문화마당, 서울
       “아시아 현대조각회전”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일본
       “국제선면전” 동경도 미술관, 일본
● 작품소장
2008  “체계로서의 공간” 대구 성당동 삼성래미안, 경북 대구
2007  “탈주의 공간” 수원 매탄동 코오롱 하늘채, 경기도
         수원
2006  “감성의 논리” 풍동 서울 주택공사, 경기도 일산
2005  “부자상” 국립현대 미술관(미술은행), 국립현대 미술관,과천
2005  “환희의 소나타” 화성태안 대우프루지오, 경기도 화성
2005  “원의 향성” 기흥 5블럭 코오롱 하늘채, 경기도 기흥
2004  “부자상” 을숙도 조각공원, 부산
2004  “감성의 논리” 삼산 인천주택공사, 경기도 인천
2004  “원의 향성” 일산레이크 폴리스Ⅲ 코오롱, 경기도 일산
2003  “생명의 발견” 안성조각공원, 경기도 안성
2001  “탈주의 공간” 2001 도자기 엑스포 조각공원, 경기도
         광주
2001  “해파리 도시” 신영통 현대타운, 경기도 수원
2000  “형태Ⅰ” 안산 아침이슬 아파트, 경기도 안산
1998  “보라매 도시” 부천종합시민회관, 경기도 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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