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포럼] 진정한 아름다움은 성실한 자세이다
[경기포럼] 진정한 아름다움은 성실한 자세이다
  • 경기신문
  • 승인 2008.10.27 19:12
  • 댓글 0
  • 전자신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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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김연아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정확한 에지 사용과 힘찬 도약을 앞세운 '정석 점프'를 내세워 김연아는 잠시 잠깐의 실수도 기본기의 탄탄함으로 만회하였다.

그녀는 이번 경기를 통해 무슨 일에든 원칙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결과적으로 중요한 일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완벽한 기본기에 더해 이번 시즌 그녀는 더 한층 강해진 정신력으로서 만만치 않은 적수들과 관중들을 모두 제압하였다.

눈빛에서 품어져 나오는 강철 같은 집중력과 의지력으로 마치 타고난 승부사처럼 금메달을 낙아 목에 걸었다. 어떠한 실수나 장애요인도 그녀의 강렬한 의지를 꺾지는 못하였다.

잠시 잠깐의 실수도 그녀에게는 더욱 강인하게 자신에게 도전하는 촉매의 역할만을 할 뿐이었다.

시종일관 그녀는 어떠한 경쟁자보다도 자기 자신의 한계와 처절하게 싸웠다.

실수에 대응하는 그녀의 자세에서는 결코 낙담이나 실망의 한 자락도 찾아내기 어려웠다. 실수는 오히려 그녀를 더 강인하게 만들었고 더 간절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게 하였다.

결국 승리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그녀의 정신력에 있었다.

오늘 김연아의 경기를 보면서 역도 선수 장미란을 떠올린 이유는 사실 그리 다르지 않은 연유에서이다.

빈틈없는 완벽함, 집중력, 그리고 자신의 한계에 사력을 다 해 성실하게 응수하는 투지. 두 사람 모두 세계 최고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의 결정판이었다.

이들의 아름다움은 외모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물론 일부 청중은 김연아의 선 고운 동양적 미에 매료되었겠으나 사실상 필자가 발견한 그녀의 완벽한 아름다움은 그녀의 가냘픈 외모에 있지 않았다.

그것은 결국 승자로서의 탁월함을 이루도록 한 그녀의 끝없는 갈망과 그에 대한 성실한 노력, 바로 불굴의 의지에 있었다. 바로 이와 같은 점 때문에 우리의 아름다운 역도 선수 장미란을 떠올린 것인지 모르겠다.

성실한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큰 스승이라도 만난 것과 같은 감동을 느낀다.

그들의 같은 한국인이라는 자랑스러움과 동시에 한 인간의 극적인 아름다움, 그것은 바로 그들의 성실성과 원칙주의에서 유래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성실함, 그리고는 기본기에 어리석도록 충실한 그들의 요령 없음에 바로 감탄을 하는 것이다.

일상사에 요령이나 편법, 그리고 지름길 찾기에만 혈안된 우리에게 이들 두 선수는 깊은 반성을 느끼게 한다.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직불금을 신청한 공무원, 내 탓으로 발생한 불행을 남 탓으로 돌려 아무에게나 폭력을 일삼는 파렴치범 등 수많은 우리네 부조리가 이들 선수들 앞에서는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럽다.

작은 오해에도 견디지 못하고 자식을 남겨 둔 채 이승을 저버리거나, 감당도 못할 빚더미에 그저 현실 도피로 막을 내리는 유약함에도 이들의 강인한 정신력은 무엇이 바로 운제인지 그 해법을 제시해준다.

그들의 어깨를 짓눌렀을 법한 무거운 부담과 극한의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에도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였다.

원칙을 준수하고 항심으로서 어려움도 모두 극하여 인생의 절정에 도달한 이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한다.

바로 이들의 삶에 대한 성실함이 우리를 지금의 경제적 난관에서도 구해줄 것이다.

작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와 같은 꿋꿋함으로 이 순간의 난관을 이겨나가자. 김연아의 그랑프리 파이널이나 장미란의 올림픽은 바로 우리의 하루하루 일상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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