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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이회창 총재가 맞다

 

대통령 선거에서 세번이나 고배를 마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4.9총선을 앞둔 지난해 3월 27일 “충청권에 확실하게 선진당의 깃발을 꽂아 곁불 쬐는 지역이 아니라 횃불을 드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충청인의 민심에 호소했다. 한나라당의 ‘곁불론’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그 결과 자유선진당은 충청권 24곳 중 모두 14석을 차지하며 창당 2개월 만에 ‘충청권 대표 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원 구성도 못한채 표류하고 있었다. 국민을 위한 민생법안이나 시급한 법의 제.개정은 정지된 상태였다.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한나라당은 전체의석의 절반이 넘는 172석을 갖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정당이었고 81석의 제1야당인 민주당은 대안정당으로서의 위상은 뒤로한채 정권의 뒷덜미를 잡는데에만 매달리는 형국이었다.

오히려 의원이 18명(비례대표 포함)에 불과한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행보가 돋보였다. 사안을 정확히 분석해 의중을 찌르는 발언이 꼬인 정국에 신선한 느낌마져 들 정도였다. 이 총재는 “상임위가 아닌 특위를 구성해서 장관 인사청문회를 대신하게 하거나 인사청문회 시한을 연장하는 건 국회법에 반한다”고 여야 모두의 자성을 촉구했다.

원 구성이 안된 상황에서 특위를 구성해 장관인사청문회를 시도하려는 꼼수에 일참을 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북한은 남한 관광객 피살사건 이후 느닷없이 금강산 남측인원을 단계적으로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이 총재는 단호하게 정부측에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모욕적이고도 불명예스럽게 추방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금강산 인원을 철수시키고 개성관광도 중단해야 한다” 이 총재의 정국 판단 및 역할 추구에 관심을 갖는 국민이 하나 둘씩 늘기 시작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을 언론에 공개하느냐 마느냐는 논란이 불붙기 시작하자 이 총재는 지난달 4일 불교방송에서 “‘자연스럽게 보통 사람들이 조사받을 때 언론에 노출되듯이 그 정도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쟁점법안 저지를 명분으로 한 민주당의 장외집회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시민단체 모임에 나가 장외집회하는 것도 야당의 진정한 모습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5일 당5역회의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의 미디어법 심사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논의와 관련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 할 생각을 안하고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의 의견대로 따른다고 한다면 의원을 왜 뽑고 국회는 무슨 소용있느냐”며 국회입법권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총재는 국회의원들의 씀씀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지난 1월 16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국회 씀씀이가 너무 헤프고 곳곳에 국고 낭비가 너무 많다. 무슨 의원연맹이니, 협회니 해서 한 의원이 일 년에 몇 번씩 외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회는 정부에 예산절감을 요구할 게 아니라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주의자로 분류되는 이 총재의 북한관은 확고하다. 이 총재는 “남북관계의 직접 원인은 북한에 있다”며 “보다 나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잠시 참아달라고 국민을 설득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월 30일 당5역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이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하는 사례가 있을 때 주저없이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강력한 대응책을 촉구했다.

이 총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는다. 1월 16일 당5역회의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핵문제의 일괄타결을 제안한 것에 대해 “뜬금없이 10년 전에 나왔던 일괄타결 제안을 하는 것은 현 시대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하는 얘기”라며 “제발 전직 대통령은 가만히 있는 것이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일갈했다.

이 총재는 지난 1월 2일 당무회의 자리에서 “한마디로 노무현 정권은 전형적 친북좌파 정권으로, 이런 대통령 하에서 대한민국을 보존했다는 것이 천행”이라고 쏘아 붙였다.

‘탈당과 창당’ ‘대선 출마과 총선 출마’ 불과 1년여 만에 이회창 총재는 정치적으로 굵직한 궤적을 그렸다. 대통령 병에 걸린 노회한 정치인, 지역감정에 호소해 지역정당의 총재가 된 정치인, 법과 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대쪽 정치인 등등 그에게는 정반대의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지금 이 정치판에서 만큼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금과 옥조’가 되어 뇌리에 박힌다. 국회의원을 30%정도 줄여 생산적인 국회로 만드는 것이 그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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