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시 교외에서 연쇄 무차별 총기 살인 사건으로 5명이 숨져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흰색 화물트럭을 탄 괴한 2명이 2일 저녁부터 3일 오전까지 워싱턴시 서북쪽 교외지역인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일원을 돌아다니며 무작위로 총기 살인을 저질러 16시간 사이에 주민 5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 다섯건의 총기살인 사건이 2일 저녁 6시04분부터 3일 오전 10까지 발생했으며 1-2명의 동일 범인이 연쇄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범인 제보에 5만 달러(약 6천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주민들의 제보를 요청했으며 범행 주변지역에서 차량검문을 실시하고 있다.
숨진 사람들은 ▲ 2일 저녁 6시04분 경찰서 맞은 편 휘튼의 한 식료품점 주차장에 있던 55세의 백인 남자 ▲ 오전 7시45분에 화이트 플린트 지역에서 집앞 잔디를 깎고 있던 히스패닉계 남자 ▲ 오전 8시15분에 아스펜힐 지역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던 흑인 택시기사 ▲ 8시45분께 실버 스프링의 우체국앞에 벤치에 앉아있던 한 히스패닉계 여자 ▲ 10시께 켄싱턴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던 백인여자 등이다.
이 다섯군데의 범행장소는 불과 몇마일 반경안에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건 발생지역은 워싱턴 시내에서 약 50㎞ 떨어져 있으며 비교적 부유한 중산층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몽고메리 카운티의 찰스 무스 경찰서장은 다섯명의 희생자들이 서로 관련이 있거나 누구와 분쟁에 연루돼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이들은 어떤 짓도 하지 않았고 어떤 일에 연루돼 있지도 않다. 이들은 그저 희생자들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희생자들이 백인 여자, 히스패닉 여자, 흑인 남자, 히스패닉 남자, 백인 남자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면서 '현재로서는 희생자들 간에 어떤 공통 분모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희생자들이 모두 총알 1발씩을 맞고 숨졌다면서 부검결과가 나오면 이들의 범행에 동일한 총기가 사용됐는지 여부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고성능 라이플이며 희생자들이 모두 1발씩을 맞고 숨진 점을 볼 때 범인은 사격에 능숙한 것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흰색 화물트럭을 탄 남자 2명이 범행 현장에서 달아났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을 찾고 있다.
한편 사건이 나자 몽고메리 일원과 워싱턴 시내의 초중등 학교들은 3일 오전 `코드 블루(code blue)' 경계상태에 들어가 학교의 모든 문을 잠그는 한편 모든 옥외 행사를 취소하고 학생들을 교실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주의하라고 당부하면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안전하게 있으니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