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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20대 체력 길러주는 자전거의 매력

 

자전거는 묘한 기구다. 두개의 바퀴가 서열을 거스르지 않고 달린다.

최소한의 속도만 유지되면 넘어지지 않는다. 언덕을 만나면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숨이 가빠오기 시작한다.

언덕에 올라설 즈음이면 심장은 터질듯 고동치고 숨은 최고조에 달한다.

땀이 온몸에 흘러내린다. 내리막길이 시작되면서 언덕을 오르며 겪어야 했던 온갖 고통들을 말끔히 날려 버린다.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은 임도(林道)가 잘 만들어져 있는 50km~80km의 산속 길을 오르막, 내리막 수도 없이 반복해 가며 4~8시간의 고통속에 달린다.

고통이 온몸에 전률로 다가오지만 ‘산뽕’을 맞았다며 즐긴다. 도심에서 자전거 타기란 위험과의 싸움이다.

신경질적으로 울려대는 경고음이나 차량 꽁무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은 고통에 들지도 않는다. “이까짓 자전거 따위가 왜 차도에서 달리냐”는 식으로 자전거를 위협하는 운전자가 많다.

그래도 자전거는 달려야 한다. 도심의 천덕꾸러기였던 자전거가 드디어 대접을 받으려나 보다.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범국민적 스포츠 이벤트인 ‘제1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이 지난 25일 개막됐다.

이 날 서울을 출발해 내달 3일까지 전국 13개 시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자전거 릴레이 행사가 전국을 자전거 물결로 흘러 넘치게 하고 있다.

수원 창룡문에 집결한 국민생활체육 수원시자전거연합 동호인 300여명은 서울에서 출발한 대행진팀 300여명과 함께 화성행궁까지 자전거 퍼레이드를 펼쳤다.

시민들이 가도에 나와 힘찬 박수를 보냈다. 행궁에서 치러진 행사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내에 2000여개가 넘는 하천이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라고 말문을 연뒤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를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복원하고 또 하천길을 따라 자전거로 달릴 수 있도록 하는데 경기도가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간 각 자치단체는 자전거이용 활성화 법률에 따라 너도나도 자전거 길을 만들었다. 그러나 인도를 갈라 한쪽은 사람이 다니고 한쪽은 자전거를 타고 가라는 식이다. 자전거는 ‘차량이 다니는 도로로 통행해야 한다’는 도로교통법 규정을 무시한 것이다.

자전거가 도로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게 된 것은 성장주도형 산업화가 빚어낸 결과다. 산업의 발달은 빠른 운송수단을 택했고 느리고 힘이 드는 자전거는 뒷전으로 쳐졌다.

선진국 문턱에 들어서는 요즘 녹색성장과 함께 자전거가 귀한 몸이 되어 가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런 추세 속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방송된 정례 라디오 연설에서 총연장 2천㎞의 전국 자전거길 설치 계획과 자전거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 마련, 국내 자전거산업 육성 필요성도 언급했다.

일본과 독일은 자전거도로가 각각 7만8천638km, 3만km에 자전거 보급률이 67.8%, 87.3%다.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이 14%, 10%나 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자전거도로는 9천170km, 보급률은 16.6%, 교통분담률은 1.2%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전국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등에 모두 475억 원을 편성했다. 국회통과의 관문이 남았다.

자연친화적 자전거도로 건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자전거 출퇴근 도로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 도로확충이 관건이다.

차량과 자전거가 공존하는 자전거 문화의 정립도 시급하다. 자전거 보험의 활성화도 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다.

LIG손해보험이 창원시, 이천시와 제휴해 단체보험 형태의 자전거보험을 팔고 있지만 미진한 수준이다.

자전거 보관소 확충과 직장 내에 샤워시설을 갖추는 것도 사회적 약속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들이다.

우리나라에 산악자전거 붐을 주도한 이는 가수 김세환 씨다.

아세안게임 무렵인 1986년 미국에서 산악자전거를 부품으로 들여와 조립해 타기 시작했다.

그는 전국에 안가본 산이 없을 정도다. 환갑이 훨씬 넘은 나이지만 20대의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이다. 다 자전거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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