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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5월,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자

존중·배려하는 마음 갖자
더불어 사는 세상 가꾸자

 

계절의 여왕 5월. 1년 중 5월은 어린이들에게는 선물 같은, 어른들에게는 이벤트 같은 달이기도 하다.

영어로 5월을 뜻하는 May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다.

어떤 이는 고대 로마신화 속 성장의 여신 Maia에서 유래했다고 하고, 또 다른 이는 로마의 명예, 영광과 존경의 여신 Maiesta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한다.

이 같은 주장도 라틴어 자체에서 명확한 어원이 밝혀져 있지 않아 추측으로만 전해질 뿐이다.

영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May day(5월 축제) 행사가 행해져 내려왔다.

5월 1일에는 May queen(5월의 여왕)을 뽑아서 Mayflower(5월에 피는 산사나무 꽃)를 바치고, 꽃과 리본 등으로 장식된 Maypole(5월柱)의 둘레를 돌며 노래하는 축제가 이어진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신록의 계절 5월의 상징적 의미와 성격을 지니게 된 방증이 아닐까.

5월은 어린이날(5일)을 시작으로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과 함께 성년의 날(19일), 부부의 날(21일) 등 여러 기념일이 몰려 있다. 가족과 사회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달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부모님과 은사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것으로 ‘의무’를 다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연례적인 행사를 치르듯 흘려보내거나 꽃과 선물을 주고받는 통과의례로 되풀이하기 보다는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등 모든 사회 구성원 간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는 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 침체와 장기적인 국내 불황의 여파로 여느 해보다 가족과 사회가 모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은 존폐 기로에 서고 실직자는 늘어만 가고 자영업자들도 몰락해 가고, 말 그대로 불황의 그늘에서 경제적 고통과 사회적 아노미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장이 일자리를 잃고 가정은 흔들리고, 나아가 사회전체가 불안해지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다.

각종 통계를 보더라도 극도의 경기침체로 인한 폐해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발단이 돼 자살, 이혼, 가출 등 사회병리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러한 상황을 방치한다면 차후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위기 가정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취업지원 정책과 생계비 보조,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시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가구 수에 비해 수혜 대상이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고, 설령 지원을 받는다 해도 미봉책에 불과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난상휼(患難相恤)이라는 향약의 가르침처럼 어려움에 처한 우리 이웃을 위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는 풍토가 절실한 때라는 생각이다. 내가 속한, 우리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할 세상이기 때문이다.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5월/ (중략)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 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시인이 노래한 ‘5월의 시’ 구절이 가슴을 스치고 가는 5월의 첫날. 오늘 만큼은 희망의 속삭임으로 ‘마음의 여백’을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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