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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축구협회 리그제 도입

학생선수 공부방안 마련
지도자 의식변화 절실

 

학교체육이 달리지고 있다. 그동안 공부보다는 운동을 우선시하고 성적을 위해서라면 어린 학생들의 합숙과 얼차려도 마다하지 않던 학교 운동부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각종 폐해와 문제점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고민하던 체육인들의 고민이 하나둘씩 풀려가고 있다.

지난 2003년 4월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참사 등 특정사안이 발생했을 때만 반짝하던 정책들도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사라졌고 이제는 근본적인 대안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학교체육을 ‘공부하는 엘리트 선수’육성이라는 큰 목표 아래 새로운 정책이 큰 발걸음을 시작했다.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가 손을 잡고 시작한 축구의 ‘초·중·고 리그제’가 첫 시도다.

리그제 도입 초기 일부 학부모들과 코치들의 거센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축구협회의 강한 추진력으로 올해부터 학원축구는 학기 중 전국대회 개최가 완전히 폐지됐고, 지역리그제와 연말 왕중왕전으로 전환하는 ‘초·중·고 리그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교육부, 문체부, 축구협회가 지난해 7개월여 머리를 맞대고 학원체육 정상화를 위해 마련한 첫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리그제 도입으로 학생선수들은 평일에는 정상적인 수업을 받은 뒤 방과후 훈련을 하고 주말에는 지역리그에 참가해 공부하는 선수를 키운다는 기본 목표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학기 중 전국대회 폐지로 파행수업과 무리한 합숙이라는 폐해가 사라지고 있고 학생선수들 사이에 공부하는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리그제 도입은 학생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10여일에 걸쳐 열리던 전국대회에서는 8강, 4강에 오를수록 어린 선수들이 체력의 한계를 느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리그제 도입 이후 주말에만 경기를 하기 때문에 경기 때마다 100%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코치들의 말이다.

지난 11일 전국 주요 대학은 축구 특기자를 위한 2010년 입시요강을 발표하면서 고등리그 참여기록을 포함시킨 것도 학교 체육 변화에 큰 몫을 하게 됐다.

학교 운동부의 존폐까지 걸린 대입문제가 해결되면서 리그제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최근 열린 학원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실무책임자 회의에서 근대5종과 하키 등 축구 외의 종목들도 ‘공부하는 학생선수’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7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도 각 협회가 7월 초까지 운동과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예산지원 등을 통해 현실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학교체육의 병폐를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공부보다는 운동에 전념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병들어 가는 것을 더이상은 지켜볼 수 없다.

축구협회에서 시작한 주말리그제가 학교체육 선진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닐 지 모르지만 적어도 학생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덜은 것만은 사실이다.

‘공부하는 선수’를 만들자는 체육계의 공감이 실천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인조 잔디구장, 야간 조명시설 등 시설확충이 더 요구된다.

주말에만 경기를 하면서 생활체육 동호인들의 운동장 사용시간과 겹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 주말리그제에 맞는 훈련과 회복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나온 축구협회의 리그제 도입은 성공적으로 출발했다.

이제는 체육인 모두와 정부가 학원 스포츠 제도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학생선수들의 희망,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희망을 찾는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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