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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김지사의 ‘강력한 지도자론’

 

경기도는 수도 서울보다도 면적이 17배나 넓다. 인구도 전국 광역단위에서 1,200여만 명으로 가장 많다. 경기도는 지방정부로서는 가장 넓은 땅덩어리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경기도를 관리하는 사람은 김문수 지사다. 이 정도면 이명박 대통령 다음가는 지도자의 위상을 가졌다고 하기에 지나칠까.

내년 지방선거를 1년 남짓 남기고 있는 현시점에서 김 지사에게 가장 많이 건네지는 질문은 “대통령 선거에 나갈거냐 아니면 도지사를 한번 더할 것이냐”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항상 “도정에 충실하겠다”는 짤막한 한마디여서 질문자를 어색케 만든다.

그러나 이는 가장 현실에 맞는 아주 당연한 답변이다. 도정이란게 경기도 테두리 안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집권 여당이나 야당과의 관계, 중앙정부와 연계되어 있고 때에 따라서는 집권측과도 대면하다 보면 도정에 충실하겠다는 김 지사의 답변은 상황에 따른 변화가 다양해질 수 있다. 김 지사는 지난 3년동안 경기도에 거미줄처럼 드리워져 있는 규제를 걷어내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독설을 쏟아내 설화를 빚거나 다투기도 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왔다.

경기도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던 규제완화의 그물을 거둬내는데 성공한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육·해·공을 두루 섭렵하는 새성장동력의 경기도를 일궈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름하여 수도권을 단숨에 넘나드는 대심도 광역급행 철도사업과 해양레져산업의 가능성을 열어준 경기국제보트쇼와 세계요트대회, 국제레저항공전이 그것이다.

지하 40~50m에서 평균 시속 100km로 서울과 경기도를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개념의 새로운 교통수단인 수도권 대심도 광역급행철도(GTX:Great Train Express)사업은 경기도가 제안해 국토해양부에서 추진하고 있다. 도는 이와함께 서해안과 중국을 바닷속으로 잇는 한·중 해저터널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모두 김 지사의 미래발전 구상에서 비롯됐다.

도가 항공레저 활성화 및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5월에 개최한 제1회 국제레저항공전은 멀게만 느껴졌던 항공산업이 우리곁에 가까이 와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행사였다. 최근 화성시 전곡항과 안산시 탄도항 일대에서 개막된 제2회 ‘경기국제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의 면모를 살려 해양제러산업을 주도하는 선봉에 섰다.

도백으로 7부능선을 넘은 요즘 김 지사가 일당백으로 야당과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에 맞서고 있는 인상을 강력히 심어주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벌어지고 있는 ‘조문정국’에 대해 여당조차 몸을 낮추고 숨죽이는 상황에서 김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이 단연 화제다.

표적수사란 지적을 받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에 대한 김지사의 의견이 궁금하던 차 지난 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속시원하게 털어 놓았다. 김지사는 “표적수사라고 할 수 있나. 노 전 대통령이 돈을 몇 십억 받은 것은 사실 아닌가”라며 “전두환, 노태우 때보다 받은 돈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위치에 있고 대통령 지낸 사람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 공무원은 100만원을 받아도 날아간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북한이 도발하면 즉시 북을 격퇴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도발하면 북한은 망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김지사가 개념을 정립해 확정적으로 밝힌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의 대북관과 통일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김 지사는 계속되는 인터뷰에서 대통령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의 우선 공약이었던 대운하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다가 잘 못 되면 분명하게 심판을 받아야 한다. 국민들도 대운하가 싫었다면 뽑지 말았어야 했다. 촛불이 나오면 가만있고 대운하 반대하면 안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을 빗대어 한 말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강력한 지도자론을 피력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31.4%로 1위를 지켰고 김문수 지사는 1.6%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민주당 등 진보세력이 주도하는 ‘조문정국’에 이렇다 말을 아끼는 여당 인사들과는 달리 김 지사는 말없는 다수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강력한 승부수를 내심 띄우고 있는 지도 모른다. 김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과 던지는 말에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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