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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기념탑 철거가 주는 敎訓

인천 개항을 기리기 위해 1983년 중구 항동에 세워졌던 ‘개항기념탑’이 20년만에 완전 철거된다. 이 탑은 당시 돈 11억원을 들여세운 것으로, 높이 30m에 기단도 넓적해서 인천의 명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역사성이 희박하다느니, 예술성이 떨어진다느니, 위치 선정이 잘못돼 교통 흐름에 장애를 준다느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물단지로 변하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시장이 바뀔 때마다, 아니면 동인천항과 연안부두의 교통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존치냐 철거냐의 논쟁이 벌어졌는데 마침내는 철거당하는 볼상 사나운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아무려나 개항기념탑 철거는 인천시와 인천시민의 중지에 따라 결정된 것이므로 시야비야할 생각은 없다.
다만 이 기회에 되짚어 보아야할 것은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들여 시. 도 또는 군의 상징물을 세울 때 면밀한 사전 준비와 함께 역사. 예술. 상징성의 가치를 고구(考究)함으로써 개항기념탑처럼 단명 고철 감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이다.
알려진 대로 인천항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발상지로, 1883년에 개항됐으니까 해로써 꼭 120주년이 된다.
개항 당시의 제물포는 하잘 것 없는 한촌에 불과했지만 열강의 안목은 따로 있었던지, 인천항의 중요성과 장래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결국 인천항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개방되었고, 일단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서구문명이 쏟아져 들어오는 개화의 창구가 되고 말았다.
분명한 것은 인천 개항은 타의에 의한 것이었지만, 개항이 조기에 이루어졌기에 오늘의 한국 발전을 촉진시켰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인천은 역사의 고장이면서, 한국의 자존심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한때의 경솔한 판단과 사려 깊지 못한 선택 때문에 막대한 시민의 혈세로 세웠던 상징물이 뜯겨나가게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한다.
하지만 거듭되는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모두가 교훈으로 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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