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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봉사활동 통해 성장한 청소년 지도자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청소년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니 청소년들에게 감격하고 감사하게 되는 일도 많이 생기게 된다. 그런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장면들 중에서도 특히 소중한 순간들은 어리기만 하던 한 청소년이 청소년활동을 통해 건실한 사회의 주역으로 성장하여 현장의 동반자로서 함께 일하게 되는 순간인 것 같다.

최근에도 이런 소중한 순간이 있었다. 필자가 일하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사업 중에 전국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청소년지도사 등 전문적인 자격을 갖춘 선생님들이 방과후에 나홀로 방치되거나 성장과 자기계발에 필요한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습지원, 다양한 체험활동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함은 물론 저녁식사와 귀가지도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칭펀드로 운영을 지원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전혀 비용을 부담하지 않거나 일부 아카데미에서만 소액의 부담을 하게 된다.

이러한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아쉽지만 전국에 178개소만이 운영되고 있다. 이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운영에 있어 핵심이 되는 부분이 바로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이 상근하면서 청소년들을 지도한다는 점이다. 그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상근지도자 한 분이 나에게 청소년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소중한 감격을 전해주었다.

지난 8월부터 2박3일 일정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상근지도자 직무연수를 세 차례 진행하였다. 그 과정은 현장의 지도자들이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사업 운영에 필요한 직무능력을 향상시킴은 물론 상호 소통과 정보 교환 등이 이루어지도록 마련된 것이었다. 빡빡한 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수에 참여한 방과후아카데미 선생님들은 일과 이후에 피곤을 무릅쓰고 보다 많은 소통을 위한 만남과 대화의 시간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멀리 거제에서 온 박 선생님이 내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감사함을 전해주었다.

청소년기에 청소년특별회의라는 전국적인 참여활동에 지역을 대표하고 청소년을 대표하는 위원으로서 참여하고,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여 대한민국청소년해외봉사단의 일원으로 선발되어 동남아 최빈국에 가서 땀흘려 봉사를 한 멋진 청소년! 그가 대학을 졸업하고 한 발 더 나아가 방과후아카데미에서 청소년을 지도하는 선생님이 되어, 나에게는 한 사람의 동료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 우리는 함께 연수에 참여한 다른 방과후아카데미 선생님들과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지도하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얘기하고, 지역의 여러 가지 자원들을 어떻게 결집해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를 얘기했다.

그 선생님은 몇 가지 사례를 얘기하면서 자신이 청소년 참여활동을 하고 봉사활동을 한 경험을 통해 갖게 된 소중한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음을 얘기했다. 그리고 그 얘기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와 첫 만남이 아님을 알았다.

그 선생님이 청소년기에 또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필자와 함께 했던 몇몇 장면들을 함께 얘기하면서, 필자는 바로 기억해내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과 함께 어리기만 했던 그 소녀가 이렇게 멋진 현장의 지도자가 되어 있다니, 너무나 큰 감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더 좋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그러면서도 자발적인 청소년활동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신할 수 있었다.

방과후아카데미의 지도자가 되어준 그 선생님이 청소년기에 한 참여활동이나 봉사활동 등 여러 가지 청소년활동은 학교에서 정해진 교육과정을 학습하는 것과는 다르다. 말 그대로 자발적으로 자신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선택해 참여하는 것이다.

그는 그 속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와 진로의 방향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하는 첫 발을 청소년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항시 접하고 지도하는 방과후아카데미에서 내딛은 것이다.

청소년기의 봉사활동은 봉사 그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기에 필요한 공동체적 삶의 체험,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기여, 그리고 활동 현장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진로의 탐색과 자기계발이라고 할 것이다.

청소년기의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비전을 청소년에 세우고 청소년지도사가 된, 직무연수 과정에서 만난 새내기 방과후아카데미 선생님. 그를 통해 느낀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뜨거운 뭉클함을 내 안에 가득 채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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