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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제13회 과천한마당축제 23일 팡파르

잡힐듯 다가온 거리극 잔치 소박한 옷 입고 시민곁으로
화려함 줄었지만 속은 알차 일상 스트레스 해소 기회로

 ‘한마당’ 에 몸과 마음 맡기세요

제13회 과천한마당축제가 손을 한 뼘만 뻗어도 고추잠자리가 손에 잡힐 만큼 바짝 다가섰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유아와 소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접어든 한마당은 해가 갈수록 막걸리 같은 농익은 냄새가 난다. 올해 한마당은 신종플루로 조금은 김이 샜다. 축제 당일 한껏 흥을 돋울 개막식과 내년을 기약하며 한바탕 놀아보는 폐막식이 빠진 데다 음악공연과 야간 중앙로를 막고 펼치던 공연이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용한 가운데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초가을 잎새에 내려앉는 잠자리처럼 여느 해와 달리 살포시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올해 공연은 어떤 작품이 있을까. 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작품을 엄선해 소개해본다.  <편집자 주>

해외공식참가작

★비상-아르헨티나 보알라 극단은 땅을 밟고 하는 공연이 성에 차지 않는지 공중으로 영역을 넓혔다. 공연 1시간 대부분이 대형크레인 줄에 매달려 무용과 서커스로 남녀 간의 만남과 이별, 해후를 전개한다.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귀천)고 읊은 천상병 시인처럼 ‘비상’도 이 모든 과정을 행복한 여행에 대입시킨다. 관객들 머리위에서 펼쳐지는 강력한 기교와 스펙터클한 구성을 보노라면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심신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백일몽-비록 서커스란 장르를 빌리긴 했으나 단순 볼거리 차원을 넘어선 스토리는 심오하다. 주변 환경에 끊임없이 투쟁하는 인간의 삶을 조명, 인간은 원초적으로 외로운 존재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공중 아크로배틱을 중심으로 한 현대식 서커스는 다분히 시적이면서도 몽환적이다.(아스라엘 ·프랑스 극단 키르카스 가야)

★육체-시민들이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이색적인 장르를 선보인다.

1명의 배우가 콘테이너 박스에 들어가 연출한 장면을 관객은 벽에 비친 영상을 통해 본다. 현대인이 사각의 벽에 갇혀 헤어나지 못하고 끝없이 방황하고 저항하고 때론 안주하는 모습을 자신의 신체 하나로 보여준다. 출연진이래야 배우 1명, 바이올린 연주자 1명 단 두 명이나 전해지는 울림은 크다.(프랑스 극단 오스모시스)

국내공식참가작

★다시 돌아오다-당초 중앙대로를 막고 공연하려했으나 신종플루 여파에 소로인 보광사 앞길로 옮긴 작품이다.

국내 극단 최초의 이

동형 대형 거리극으로 고향을 등지고 사는 사람들의 향수와 고독, 문명의 이기로 인해 피폐해진 마음을 표출시켰다.

낯선 시간 속으로 배회하던 배에 승선한 사람들이 육지로 상륙하면서 시작되는 퍼포먼스는 해머드릴로 불꽃을 튀기며 아스팔트 도로를 까부시고 40피트 콘테이너 속에 배가 등장하는 등 전율에 가까운 스펙터클한 장면이 등장한다.(극단 몸꼴)

★공사중-한마당축제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연으로 사전 제작된 영상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시도가 다소 이색적이다.

도심에 들어선 각종 건물들에 예술성을 부여해 딱딱하지 않고 바라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디자인을 갖게 하자는 게 주된 메시지다.친환경적인데다 예술성까지 갖춘 건물을 건립해야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경고장을 던지고 있다.(극단 잠상)

★빛깔 있는 꿈-화가 이중섭의 그림 속에 드러난 한국적인 특성을 인형과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표현한 이미지 마임극이다. 투계, 소싸움, 포구, 시골풍경, 그리고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소도구로 연출해내는 솜씨를 가만히 지켜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많다.(극단 마임공작소 판)

★웨딩패키지-연극인 김은숙이 시종 붙든 화두는 여성문제였다.

국내 최초로 해외에 진출, 호평을 받은 ‘쉬크’를 통해 그릇된 여성의 상품화를 고발한 그 녀가 이번에 들고 나온 작품이 ‘웨딩패키지’다.

우리나라 결혼문화에서 신부가 감내해야 할 갖가지 상황을 보여주는 1인 거리극으로 올해 5월 실제 자신이 결혼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담담하게 풀어나간다.

작품 완성도가 빼어나 공감대가 절로 형성된다.

한마당 임수택 감독과의 인터뷰
모두를 위한 ‘서커스 향연’

   
▲ 임수택 감독
-올해 한마당축제의 특색을 말한다면.
▲세계는 현재 서커스가 대세로 해외공식참가작이 절반인 4편이 서커스로 채워졌다. 이들 작품은 기예만 강조된 것이 아니고 예술성까지 겸비한 현대 서커스다. 또 중국과 한국 등의 서커스도 참가해 관람객들은 서커스를 통한 동서양문화를 비교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매년 한국극단과 외국 특정 나라의 중복 참가가 많은 이유는.
▲그런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국내엔 수준을 떠나 거리극이나 마당극을 하는 극단이 부족하고 외국 또한 이런 실정은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수준이하의 작품을 내놓을 수는 없지 않는가.

-올해 축제가 축소되었는데 그에 대한 견해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지만 관객 수나 양이 문제가 아니고 질을 따져야한다. 따라서 순수공연을 즐기러오는 관객은 결코 줄지 않는다고 본다.

-다른 축제와는 달리 중앙매스컴에 조명을 별로 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선.
▲한마당축제가 세계를 지향하고 있음에도 불구, 단순히 지역에서 꽹과리나 치고 노는 것쯤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대부분 언론들이 관광성에 주목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특히 한마당이란 이름이 축제의미가 짙어 개인적으론 바꾸고 싶다.

-공연의 유료화로 질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지금처럼 모든 공연을 계속 무료화로 갈 것인가.
▲거리극은 시간이나 경제적 이유로 실내공연을 갈 수 없는 사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인이 아닌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다. 우리가 표방하는 거리극이나 마당극에선 무료화는 불가피하다.

-과천시민에게 한마디.
▲올해로 열세 번째 갖는 행사지만 아직도 관심을 갖지 않는 주민들이 있는 것 같다. 자꾸 보면 거리극의 이해도가 높아지고 흥미 또한 높아진다. 각별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찾아와 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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