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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의왕 하늘쉼터 개장에 즈음…

주민 신뢰얻어 사업 진행
효·가족애 충만한 공간되길

 

조금은 철학적이지만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는 인간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의 희로애락이 존재하고, 누구를 막론하고 반드시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이다. 살아있는 자(者)에게는 행복하게 살아야 할 가정과 집과 일터가 있듯이, 죽은 자(者)를 위한 장사시설 또한 우리의 정서나 문화적인 측면에서 볼 때 꼭 필요한 시설임에는 틀림이 없다.

최근까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매년 여의도 면적만큼 매장으로 땅이 사라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2005년부터 화장율이 매장율을 추월하였고, 2015년에는 화장율이 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전국의 화장시설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49개소 241기로 조성되어 있어, 전국적으로 볼 때 이미 공급이 초과된 상태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수도권의 경우에는 화장시설이 서울(고양 벽제), 인천, 수원, 성남에만 설치되어 있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로인하여 4일장 또는 5일장을 치르거나, 3일 장례를 위해 지방의 화장시설을 이용하고 다시 수도권의 봉안시설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의 화장시설의 현실이다.

그럼 왜 수도권에만 화장시설이 부족한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순 논리로 말한다면 혐오시설은 절대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님비현상이 팽배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장사시설의 건립시 주민과의 크고 작은 마찰은 어쩌면 필수적인 진행 코스가 되어버렸다.

의왕시도 이런 님비현상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오래전부터 자연적으로 조성되어 사용하고 있는 오전동 공동묘지가 노후화로 붕괴 위험에 노출되고 만장이 예측되어 5년 전부터 기존공동묘지를 정비하고, 또한 친환경 자연장지를 조성하기 위해 주민들과 대화를 시도하였지만 설치계획에도 없는 화장장이 들어선다는 유언비어로 말미암아 사업시행 전부터 공사저지 주민집회가 벌어지는 등 난항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민과의 끝없는 줄다리기로 포기도 생각했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조성사업 초기부터 주민대표를 참여시켜 사업 전반에 대한 투명함은 물론, 장사시설이라는 단어에서 제일먼저 연상되는 혐오·기피시설의 이미지를 말끔히 불식시키는 환경 친화적인 공원개념의 편리한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것을 약속하는 등 길고 긴 마라톤 대화를 수차에 걸쳐 실시하여 주민들에게 믿음과 신뢰 형성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작년 9월에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여 지난 11월 20일에 의왕하늘쉼터의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장사시설은 의왕시민이 약 25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화장한 후 안치할 수 있는 봉안담(6천900구), 자연장(1천746구)으로 친환경적인 최신공법과 아름다운 조경으로 묘지라는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공원개념의 장사시설로 조성됐다.

특히, 봉안담 외벽에는 3가지 컨셉으로,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십장생과 사군자, 우리나라를 빛낸 역사적 인물들, 그리고 세계 유네스코에 등록된 우리 문화재를 바탕으로 벽화를 만들어 우리의 자녀들에게는 교육과 학습의 장으로 활용될 것이며, 외국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장사시설 주변에서 가족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생활속의 휴식공간이 될 것이다.

의왕시는 공기 좋고 접근성이 우수한 수도권 중심의 작은 도시이며 살기 좋은 도시를 건설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러 가는 길에 잠시 한숨을 돌리며 쉬어갔던 사근행궁터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예로부터 조상을 기리며 효를 실천했던 작지만 아름다운 도시 의왕시에 의왕하늘쉼터가 개장되면서 다시 한번 우리들 가슴에 조상에 대한 얼과 가족사랑의 물결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고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되살아나리라 확신해 본다.

프로필
▶1945년 충남 태안 출생
▶1971년 충남대 농과대 졸업
▶2000~2001년 경기도 오산시, 광주시 부시장
▶2002~2006년 제6대 경기도 의왕시장
▶2006년~현) 제7대 경기도 의왕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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