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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기독교 대안학교의 정체성 논란

 

일반대안학교가 인가, 미인가 모두 합쳐서 무려 100개를 넘고 있고, 기독교계열의 대안학교도 이에 못지않게 80여개에 이르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 두 세력이 우리나라 대안학교의 판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그런데 일반대안학교 진영은 기독교대안학교를 그리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다. 둘 다 공히 우리 공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지만 지향하는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이상하게도 일반대안학교 진영과 기독교대안학교 진영 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일반대안학교 진영은 자신들이 규정해 놓은 틀에 따라 기독교대안학교를 대안학교의 영역에서 배제시키기도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을 규정하기가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기독교대안학교는 형태와 운영 주체, 교육이념, 교육과정 등에 따라 그 유형이 너무나 다양하다. 물론 그 중에는 대안학교로 부를 수 없는 학교도 있고 그리고 공교육의 대안적 모델이 되기에는 역부족인 학교들도 있다.

필자는 29년 동안 공교육에 몸담고 있다가 기독교대안학교에 뜻한 바가 있어서 지난 11월 2일자로 공교육을 떠나 기독교대안학교 현장으로 일터를 옮기게 되었다.

이제까지는 현장 밖에서 안경 너머로 기독교대안학교를 바라보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교육활동이 행하여지고 있으며 학생들과 교사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직접 기독교대안학교 현장에서 생활하다보니 대안학교가 어떤 곳인지 그리고 대안교육이 무엇인지 몸소 체험을 하게 된다. 일반대안학교 진영이 기독교대안학교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철학 자체가 다르고 교육수요자들의 의식 자체가 다르며 이들을 교육하는 교사들의 교육의식과 생활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기독교대안학교를 단선적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대안교육을 이해하자면 먼저 교사가 대안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대안적 삶을 살아야 한다. 대안교육을 대표하는 표어를 들라고 하면 필자는 단연코 “삶으로 가르치는 것만 남는다”라고 말하고 싶다.

마찬가지로 기독교대안교육은 기독교교육이야말로 우리나라 공교육이 양산한 수많은 교육적 문제들에 대한 대안이 된다는 의식으로 기독교대안적인 삶을 살아야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대안교육 현장에서는 대안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고 새로운 대안사회를 꿈꾸지 않으면 생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렇다면 기독교대안학교는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육의 가치와 본질을 추구하면서 기독교교육의 최고의 가치라고 할 수 있는 하나님 나라를 꿈꾸며 생활하는 삶의 터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일반대안학교 진영에서는 아직까지 해묵은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기독교대안학교를 바르게 이해하자면 ‘대안성’과 ‘기독성’의 관계를 잘 이해하면 된다. 일반대안학교이든 기독교대안학교이든 정체성의 본질은 무엇이 대안이며 왜 대안교육을 해야 하는가에 있다.

그런데 그 대안성을 기독교교육으로 보는 교육이 바로 기독교대안교육이다.

혹자는 대안교육을 자유, 생태, 인권, 평화, 자연 등을 교육의 대안적 가치로 보고 이를 교육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기독교대안학교도 실제로 이런 가치들을 학교교육의 핵심가치로 두고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대안적 가치가 어떤 세계관 위에 터하고 있느냐 하는 점에 주목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교육에 있어서 가치중립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의 핵심은 기독교교육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교육에 대한 논의를 하자면 신학적 입장에 따라 다르고 기독교세계관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르고 일반 교육학과의 관계에 따라서 이해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한도 끝도 없다.

다만 기독교교육의 본질은 아주 분명하다. 성경에서는 기독교교육의 목적을 크게 세 가지로 말하고 있다.

첫째는 학습자가 하나님 나라의 자녀가 되고, 둘째로 이들이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고, 셋째는 이들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의 교육 안에 모든 교육의 본질과 가치가 다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대안교육 운동에 헌신하는 사람들은 이런 교육이야말로 우리 교육의 유일한 대안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더 이상 기독교대안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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