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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교육의 힘’

국제학업성취도 세계 1·2위
성인 재교육 시스템도 견고

 

12월 초 필자는 매서운 칼 바람을 가르며 북유럽 4개국 이른바 스칸디나비아 국가에 교육 벤치마킹 길에 나섰다. OECD 국가들 중에서도 교육 부문 최강국을 자처하는 이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열하루 동안 둘러보고 돌아왔다. 여정을 마친 지금 필자는 이들 나라들의 교육에 대한 적지 않은 경외로움과 팽팽한 긴강감을 진한 여운으로 가슴에 담으며, 늦은 밤까지 캠퍼스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그랬다. 이들 국가들은 그간 글로벌 교육강국을 기치로 웅비하던 우리의 교육계를 잔뜩 긴강하게 만드는 그런 무서운 교육경쟁국들이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들 국가들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줄지어 배출하고 있음은 물론 가깝게는 국제학업성취도비교 프로그램인 PISA에서도 당당히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 1,2위권을 다투는 최강교육국들이다. 2003년까지 우리 학생들의 PISA 성적은 읽기와 수학, 과학 등의 전 부분에서 최우수권을 선점해왔다. 그렇기에 당시 교육부는 자못 축제 분위기였고 많은 선진국의 교육부 수장들과 관계관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줄지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쾌보도 간간히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PISA 평가의 가장 최근 자료인 2006년 결과는 우리를 암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최상의 수위권을 달리던 과학부문에서 상상 이하의 참패를 면치 못했음은 물론, 높은 학업성취도의 롱런을 예측할 수 있는 핵심지표인 ‘학생들의 학업만족도와 학교 및 교사 만족도, 학업흥미도...’등의 교육질적 지표에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긴장과 위기 상황은 예서 끝나지 않았다. 학생뿐 아니라 성인의 학습참여율에 있어서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평균 60% 이상을 상회하는 높은 참여율을 보인 반면, 우리의 경우는 절반도 안 되는 20~30% 수준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교육열을 자부하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벤치마킹 출장길에 필자는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스웨덴의 ‘25-4’ 제도 즉, 25세 이상의 성인이 4년 이상의 직업 및 사회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국가가 5년간의 고등교육기회를 무상으로 전 생애에 걸쳐 프리 에듀케이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사회에서의 선행학습경험들이 대학의 학위과정 등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RPL제도 등과 같은 시스템이 공고히 구축되어 실제로 가동되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우리처럼 방송통신대학이나 원격 사이버대학들이 일반 정규대학들과 별도로 격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대학에 일반 학생을 위한 정규 학위과정과 똑같은 과정들이 동시에 일반 성인과 직업인들을 위해 ‘오픈유니버시티’라는 열린 대학 과정이라는 동시에 개설되는 특이한 제도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성인학습자들이 학업과 직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야간의 이브닝스쿨이나 주말과정 위켄드스쿨,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이버과정이 함께 탄력적으로 동시에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담당교수가 인정하면 정규과정 학점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열린 학습의 메카다운 다원적 트랙 운영 또한 매우 리얼하게 다가왔다.

귀국길 비행기에서 필자는 그간의 학습 벤치마킹 메모들을 정리하며 ‘아하! 교육의 천국, 학습의 파라다이스란 이런 것이었구나... 학습강국 코리아의 갈 길이 아직은 요원하구나... 과연 우리만의 블루오션 틈새 교육전략은 무엇일까?...’ 등등의 상념에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나 필자의 마지막 화두는 결코 절망이나 의기소침이 아닌 ‘적극적 희망 코드’였다. 이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체계적 시스템과 무한의 열린 학습기회, 탄력적 교육과 학습의 신 기원적 위력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가히 우리 학습민족 코리안의 열정으로 똘똘 뭉친 ‘무한의 학습력과 교육열’에 비견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다시금 확신하는 것으로 필자의 생각은 귀착되었다. 우리의 지금 이 자리에서의 교육과 학습운동의 날개짓은 비록 시작에 불과할 지라도, 머지않아 이들이 모여 거대한 학습나비의 돌풍으로 전 세계를 강타할 것임을 기대하며 2010년을 ‘위대한 학습 희망’으로 맞이하고 싶다.

프로필
▶1956년 수원 출생
▶1978년 이화여대 교육학과 졸업
▶2005~2007년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회 위원/교육인적자원부 교육정책평가위원장
▶1997년~현) 아주대 교수/평생교육원장
▶2003년~현) ASEM 평생교육 글로벌네트웍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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