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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주년과 오늘의 현실

1년전 오늘,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극도의 긴장상태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뒤 한국의 축구전사들이 폴란드를 물리치고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을 때 온 국민은 일시에 환희의 도가니에 빠져들고 말았다. 뒤이어 계속된 승전보에 달아 오른 환희와 열기는 마침내 한반도 전체를 태극기의 물결로 출렁이게 했다.
그 열광의 도가니에서 국민 모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로, 광장으로, 골목골목으로 뛰쳐나와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한민국, 대∼한민국'을 목놓아 외쳐댔다. 물론 다섯 박자 박수소리와 함께였다. 혹자는 해방이후 처음 만끽하는 환희의 순간이라고 표현했고, 어떤 이는 4.19혁명과 6.10민주항쟁 때를 방불케 한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그리고 꼭 1년이 지난 지금, 역사적인 한·일 월드컵개최 1주년을 맞은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가. 월드컵 1주년을 맞아 국가대표 축구팀이 공동 개최국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한편 전국 각지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경기도에서 유일한 월드컵 개최도시였던 수원시는 월드컵 개최 1주년(31일)을 맞아 오늘부터 다음달 14일까지 길거리 응원, 건강 달리기 대회, 어린이 축구대회, 시민음악축제, 프로축구경기 등 풍성한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1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1년 전 월드컵의 환희와 영광을 그새 잊었을 리야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1년 전의 그것과 사뭇 다르기만 하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세기의 비전을 만들어가자던 우리의 다짐은 기쁨보다는 안타까움이, 설렘보다는 불안감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연초부터 대구에서 대형사고가 터져 국민을 불안하게 하더니 마침내 집단이기주의가 표출돼 온 나라가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들고 말았다. 불과 1년 만에 맞은 현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모습은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누구를 원망한들 무슨 소용인가. 이제라도 국민 모두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일치된 마음으로 오늘의 혼란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1년 전 한·일 월드컵의 환희와 영광을 재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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