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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정치·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

문화 의식주만큼 삶 풍성케
지역문화공간서 잠시 여유를

 

요즘 제임스 카메론(James Cameron) 감독의 블록버스터 영화인 ‘아바타 Avatar’가 화제다. 개봉한 지 몇 주 되지도 않았지만 무난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인 영화산업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문화예술기관을 운영하고 있는 나로서는 부러울 따름이다. 작년에 불어 닥친 미국발 세계경제불황과 신종플루라는 악재에 고군분투(孤軍奮鬪)를 거듭하면서 빠른 회복을 바라고 있는 공연과 전시와 같은 문화예술계에도 과연 이런 호황이 찾아올지는 모르겠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와 경제의 부침(浮沈)에 따라 문화예술의 성향과 발전 속도는 영향을 받아 왔으며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요즈음 고양시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블록버스터 영화와 대형뮤지컬, 콘서트 등의 일부 상업 공연을 제외하고는 관객의 수가 줄어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침체에 빠져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기업으로부터 협찬이나 광고를 구하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고 문화공간마다 비어가는 객석을 보면서 어찌 할 바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기막힌 아이디어로 홍보와 광고를 하여도 관객은 찾아오지 않고 관객들의 시선은 정치문제, 경제문제, 교육문제 등에만 쏠려있고 문화예술분야에는 아예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으니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맥이 풀려 앞으로의 기획을 엄두조차 못 내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2009년의 고양아람누리와 고양어울림누리는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객석점유율이 60%대를 유지하며 나름대로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전국적으로 예술가가 많이 거주하고 시민들의 교육수준과 문화의식수준도 최상위권인 고양시는 시정목표로 ‘품격 있는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해 왔고 고양문화재단은 그 중심역할을 하려 노력해왔다. 올해로 재단창립 6년차에 들어가는 이 시점에서 고양문화재단이 계획하고 있는 각종 문화예술사업을 보다 성공적으로 추진하기에는 관객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진정한 문화예술도시 속의 문화시민은 정치와 경제도 중요하지만 문화생활 역시 의식주의 한 부분과 같이 필수적으로 여길 때 완성되어 진다고 본다.

고양아람누리와 고양어울림누리 양대 아트센터에서는 시민들의 문화복지를 위하여 보다 예술성이 뛰어나고 품격이 있으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기획되어지고 있다. 고양시뿐만 아니라 전국에 소재한 문화공간에서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신년을 맞아 의욕적으로 기획되어지고 있을 것이다. 지역문화공간의 주인들인 관객들은 이러한 작품들에 잠시 몸과 마음에 휴식을 취하면서 감상하는 여유도 가져 봄직하다. 미래 사회에 있어서 보다 향상된 삶의 질은 바로 문화예술이 자신의 생활과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제는 우리 시민들 스스로가 우리 지역문화공간을 찾아주어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 한 걸음 한 걸음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 속에서 자신들도 문화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찾아야 한다.

분명, 지금은 모두가 정치도 경제도 매우 어려운 시기임에는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직접 피부로 직접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모든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다시 말해 국민들 스스로 맡은 바 본분을 다하면서 노력에 의하여 찾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정치와 경제도 안정화되고 그 기초 위에 문화예술이 꽃필 수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은 언제나 정치와 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사회가 발전할수록 문화예술은 정치를 더욱 부드럽게 하고 경제에도 그 한 부분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쪽 측면의 균형있는 조화와 발전은 바로 시민들의 문화의식 성장과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성원의 확대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1953년 서울 출생
1974년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 졸업
2003~2007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
2008년~현재 고양문화재단 대표이사
2009년 문화의 달 ‘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통령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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