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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녹색성장은 청소년과 함께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전 세계가 떠들썩했던 게 어제 일 같은데, 훌쩍 21세기의 10년이 지나갔다.

그 10년은 우리 사회에 안팎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세월이었으며, 또 새로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한 세월이었다. 그러나 청소년의 삶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큰 변화보다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많은 도전들만이 첩첩이 쌓인 시간이었다는 생각이다.

흔히들 지금은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라고 한다. 이런 정황은 짧은 기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낸 우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우리 사회는 외환위기 사태를 겪었고, 지금은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의 여파 속에서 경제지표로 설명하지 못하는 서민경제의 체감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그간의 경제적 발전의 성과가 분명하고 그 수혜의 첫 세대가 지금의 젊은 세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교육의 기회를 갖게 되었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젊은이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자신들만의 문화를 공유하고 창조할 수 있게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세계 각지로 여행하게 되었고 다양한 교류의 기회도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좀 더 시야를 확대해보면 과연 이러한 변화가 청소년들의 삶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 물음을 갖게 하는 상황들이 여전하다. 유엔이나 세계은행의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하는 청소년 가운데 2억명은 하루 1달러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는 절대빈곤 상태에 있고, 1억명은 실업 상태이며, 또 다른 1억명은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도 청소년의 삶의 질은 국가별, 지역별, 성별로 심각한 불균형 상태에 있다. 눈을 우리 곁으로 돌려 찬찬히 보면 입시지옥, 계층간 기회 격차의 심화, 꿈을 잃은 청소년, 자살 등등의 말들이 우리 청소년의 일상을 둘러싸고 있다.

정부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물론 단순한 성장전략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삶의 질 개선이나 환경 개선,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등의 불가피한 추세를 반영한 정책이기도 하다. 이러한 녹색성장 논의의 뿌리는 근대 산업사회 이후 성장 일변도의 발전전략 추구와 그에 따라 인류 스스로가 위기를 느낄 정도로 점차 확산되고 있는 환경의 문제가 절실해지면서 유엔을 중심으로 반성적으로 파괴적 발전의 성과를 정리하고 대안을 모색한 ‘지속가능한 발전’ 논의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금 정부에서 추구하는 녹색성장 정책의 뿌리라고 할 ‘지속가능 발전’ 논의의 핵심사항이 의제로 정리된 1995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지구환경회의의 결과다.

세계 정상들이 참가한 이 회의에서는 논의된 결과를 ‘의제21’이라는 전 세계가 공유해야 할 약속으로 정리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의제21에서는 “청소년은 전세계 인구의 약 30%를 차지하며, 그들의 개발에 관한 의사결정 및 프로그램 실행이 향후 환경문제의 해결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장기적인 성공에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어서 아동 및 청소년”이라는 표제하에 청소년과 관련된 문제들을 제시하였다.

간단히 요약하면 지금의 문제를 이미 안고 살아야 하며, 지금의 문제가 낳는 인류적 위기를 앞으로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세대가 청소년과 아동이며, 때문에 그들이 지금부터 이 문제에 대해 기성세대와 함께 관심을 갖고 해결해가지 않으면 결코 문제 해결은 물론 지속가능한 발전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연속선상에서 녹색성장을 얘기하자면 결국 청소년 없는 녹색성장은 근본적인 사회발전의 전략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지금 청소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국가마다 사회경제적 상황과 발전 정도가 다르지만 교육, 건강, 의식주, 노동, 인권 등과 같이 어느 사회도 피할 수 없는 삶의 본질적인 문제들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과 관련하여 유네스코가 지속가능한 인류 사회를 모색하기 위해 설정한 방향을 통해 청소년들의 실생활의 문제에서부터 그 단서를 찾도록 하고 있다.

청소년 문제는 전체 사회 구조 안에서 다른 분야 혹은 다른 세대와 영향을 주고 받는 사회 제 영역간의 문제이며 동시에 세대간의 문제이다. 우리 사회가 녹색성장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간다면 그 중심축은 사회 영역과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발전에 놓여야 한다.

그리고 또 그 중심에는 청소년이 자리잡고 있을 때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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