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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지방정부 예산은 빛 좋은 개살구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예산은 한 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다. 자립도는 물론이고, 갚아야 할 빚들이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시급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삽질하고, 멀쩡한 곳에 돈쓰고, 제 앞길 광내는데 바쁜 자치단체장들이 있어 더 큰 문제다. 지방정부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자치단체장의 무리한 사업진행, 무모한 예산집행으로 지방정부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결국은 주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성남시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전임 이대엽 시장의 판교특별회계 전용이 가져온 결과는 새로운 이재명 시장으로 하여금 채무지급유예라는 초유의 선언을 하도록 했다. 사실 판교특별회계를 전입해 사용한 내역을 보면, 한편으로는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했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한편으로는 성남시의회 시의원들의 책임이 무겁다는 생각이다.

시 집행부가 판교특별회계를 전용하기까지 예산내용에 대한 파악, 감시, 견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방기한 점은 시민들에게 엄중히 사과해야 할 일이다.

성남시의 실제 자립도는 70%도 못 되는 형편이다. 이번 성남시장의 채무지급유예선언은 지방자치단체의 방만한 예산집행과 부실예산 실태가 표면화 된 것이다.

따라서 채무지급유예 선언은 안으로 곪아 있는 것을 밖으로 터뜨려, 병이 있음을 알리고, 고쳐나가겠다는 의지라고 이해하고 싶다.

성남시장의 채무지급유예선언에 대한 견해는 시민들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긴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급유예선언이라기보다 전임 시장의 잘못된 시정으로 드러난 성남시 재정 상태에 대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면, 그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핵심은 간단하다. 그것은 채무를 단계적으로 갚을 테니,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성남시 재정을 정상적으로 운용해 가면서 전용한 판교특별회계를 합리적으로 상환하는 일일 것이다.

판교특별회계 전입금은 성남시가 반드시 갚아야 할 돈이다. 따라서 이시장의 발언을 너무 자극적으로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못 갚겠다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합리적으로 갚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채무지급유예선언에 대해 ‘배 째라는 식’이라거나 ‘정치쇼’라거나 하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언론들이 자극적인 단어들을 사용하면서 논란을 부추기고, 본질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이시장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채무지급유예선언일 뿐이고, 합리적인 상환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싶다. 전임 시장의 시 집행부가 손대지 말아야 할 판교특별회계를 전용한 나머지, 거덜 난 성남시의 살림살이를 위해 새로운 시장이 당장은 갚을 수 없으니, 단계적으로 갚아나가겠다고 한 것을, 성급했을지는 몰라도 무조건 ‘갚지 못 하겠다’라는 식의 자극적인 표현을 함부로 쓸 수 있는가.

그리고 선거를 통해 선택된 시장은 행정가로서의 역할이 우선이긴 하지만, 또한 정치인임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설령 정치인인 시장이 어떠한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해도 공익에 반하지 않는 한, 무조건 나쁘다고 몰아세우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점은 한번쯤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로운 이 시장도 채무지급유예선언과 관련, 건설적 비판에 대한 수용과 자기성찰은 필요하다.

LH나 국토부도 중요한 것은 원만한 협의를 통해 성남시로 하여금 무리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환토록 하는 것이고, 판교도시기반시설공사가 차질을 빗지 않도록 해 어쨌든 시민들에게는 조금도 피해가 되지 않게 하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지방정부에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차원에서도 지방자치의 발전과 활성화 측면에서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기를 바라고, 이번의 경험을 교훈삼아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새로운 민선 5기 지방의원들도 주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의정활동으로 희망을 주기를 기대하고, 새로운 지방정부는 시민이 행복할 수 있는 알뜰한 살림살이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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