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부와~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달에 한번 명휘원 친구들이 기다리는 시간. 평소 모습과는 달리 미사시간 만큼은 경건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명휘원을 아끼고 많은 응원과 관심으로 지속적인 사랑을 나눠 주시는 후원자와 봉사자님들을 위해 기도하며 고마우신 마음을 기억합시다”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가 세운 국내 최초의 장애인 재활 및 직업교육 시설 ‘명휘원’의 월례미사 시간이다.
명휘원은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은)의 비(妃) 이방자 여사가 지난 1967년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의 YMCA 건물 4층을 빌려 5명의 복지사와 20여명의 장애인들과 함께 시작하면서 출발했다.
이방자 여사는 당시 장애인 복지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장애인 재활과 사회적응 훈련, 직업교육 등 전문적인 장애인 재활복지 사업을 도입해 기초를 다졌다.
여사는 복지회를 남편 영친왕의 호 명휘(明暉)를 따 명휘원이라 이름지었으며 천주교 신자였던 여사의 뜻에 따라 지난 1985년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에 운영이 맡겨졌다.
명휘원은 지난 1990년 안산시 사동 1273 일대 4만9천500㎡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해 이전했다.
명휘원은 현재 생활시설 명휘원(지체·정신지체 장애인 82명), 중·고등 과정 특수학교 명혜학교(99여명), 장애인 근로시설 해동일터(32명), 장애인재활체육센터 등을 갖춘 규모의 장애인 복지시설로 성장했다.
특히 근무복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해동일터는 지난해 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대덕전자를 비롯해 중소기업 등에 납품하는 등 장애인 근로사업의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해동일터는 근로능력은 일반업체에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의 꿈을 일궈 주는 근로작업시설로 입사한 근로인 모두가 장애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생산되는 근무복 및 작업복은 국내 대기업 및 계열사, 공공기관 등 100여개 업체에 납품되고 있다.
이로 인한 수입의 전액은 근로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명혜학교는 카톨릭적 인성교육을 통한 건강한 자활인 육성을 교육목표로 지체장애학생들에게 다양한 사회체험과 폭넓은 사고력,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르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중고등부 과정의 특수교육기관으로, 장애학생들이 공동체 생활을 통해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들을 사랑하며 자신의 꿈과 비젼을 발견하고 민족과 세계를 품고 나아가는 인재양성의 요람이 되고 있다.
또 공동생활가정은 지역사회내 일반가정과 동일한 주거환경 속에서 고객의 자립을 위한 사회성 및 직업인으로서의 재활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해 개인에 맞는 여가 및 취미활동을 지원해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나’를 찾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밖에 명휘원은 직장에 근무하고 있는 부모들의 어린이들에게 성장발달과 연령에 맞는 보육 교육을 제공하는 성모어린이집, 명휘원 무료급식소, 독거노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전국장애인생활시설 최우수시설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으며, 2007년 3월에는 국내 장애인복지시설로는 처음으로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았다.
장애인 거주시설의 전문화, 특성화 및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노력한 결과 1년여의 준비과정 끝에 우리나라 장애인 거주시설 최초로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것이다.
명휘원 원장 이현숙 수녀는 “그동안 장애인 재활, 사회적응, 직업훈련 등에 관심을 기울여 많은 부분에서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며 “이방자 여사의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명휘원은 장애인들과 사회복지경영실무자들이 한 인간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서로 사랑하고 격려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인간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함으로써 행복한 명휘원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