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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추석 명절, 재래시장·소상인 살리기 주력하자

 

지난 14일 오후 수원시 서둔동의 한 대형마트. 추석 한가위를 맞아 마트 측은 판매 인력을 평소 대비 5배 이상 늘려 선물 세트 판촉에 나섰다. 가격도 3만원에서부터 최고 50만원까지 다양했다.

평일 낮이지만 추석 연휴를 며칠 밖에 남겨 두지 않은 터라 마트 내부는 인파로 북적였다. 그런데 올해 유달리 눈에 띄는 점은 30만 원 이상 고가 선물 세트가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는 점이다.

영광 굴비 10마리 선물 세트의 경우 36만8천원, 7마리 세트는 10만원 싼 26만8천 원이었다. 선물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감사의 마음을 위해 구입한다. 그러나 중산층의 눈높이 수준을 넘어서면 그 때부터 부담으로 작용하기 쉽다. 그런데도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도내 대형마트들은 소비자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 추석 기간 최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듯하다. 신세계와 현대, AK플라자 등 도내 백화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고 저금리 기조 하에 여전히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구매력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켜 현실을 보지 못하고 맹목적인 소비를 불러일으킨다. 사회경제학 용어로 배블런 효과(veblen effect)로 설명되는 이런 현상은 대외 의존구조가 OECD국가 중에서도 가장 심한 우리 경제에 종양과도 같다.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수요가 줄지 않고 늘어나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최대 호황이고 재래시장은 울상인 우리 경제의 자화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가뜩이나 요즘 도내 재래시장 상인들과 군소 마트 업주들은 대형마트 등 대자본이 SSM(기업형 슈퍼마켓)을 통해 골목 상권까지 무자비하게 진출해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다가오는 추석 명절, 스스로의 계급을 배반하지 않는 착한 소비를 통해 약자인 재래시장과 소상인들을 살리는 데 힘을 모으자.

/이창남<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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