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가을愛 연극축제’ 물드는 항구도시

인천종합문예회관 ‘11월의 만남축제’
‘행복의 눈물샘’ 자극하는 공연 기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은 이달 6일부터 28일까지 소극장 연극 축제 ‘11월의 만남’을 펼친다. 2005년 시작돼 햇수로 6회째인 이번 축제는 대학로의 우수공연들을 초청해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공연을 펼친다. 선정된 3편의 공연은 패키지 요금, 수험생 특별할인 등 관람객들이 조금 더 쉽게 연극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복권기금의 후원에 힘입어 문화 소외계층에게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나누미’를 통해 모두 100명을 초청할 예정이다.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11월이 만남’을 통해 일부 특정 계층의 예술이 아닌 우리 지역민 모두가 편하게 찾아와 즐길 수 있는 공연예술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며 “한 작품, 한 작품의 공연들이 우리 회관을 찾는 관객들의 행복을 자극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실의 미학으로 태어난 2인극 ‘웃음의 대학’

6~7일 오후 3시와 6시에는 웃음의 대학이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은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로 한국관객과도 친숙한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모든 것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의 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1996년 일본 요미우리 연극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일본,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전 세계인을 매료시켰으며, 2008년 11월 ‘연극열전2’ 아홉 번째 작품으로 국내 초연돼 객석점유율 100% 기록, ‘작품상’과 ‘배우상’을 동시에 받는 쾌거를 거둔 바 있다.

‘웃음의 대학’은 1940년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관객에게 보이는 장소는 ‘검열실’이라는 공간으로 극히 한정적이다. 그 한정적인 공간에서 작가는 발단, 전개, 갈등, 절정, 결말의 모습을 두 캐릭터의 교감으로 확실히 보여 줄 뿐만 아니라 권력에 대한 암시까지 담고 있어 공연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극적인 장점은 2004년 일본에서 선보인 영화 ‘웃음의 대학’이 공연 이상으로 성공을 거두며 대본 자체의 위대한 힘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전란의 시대, 민중에게 가볍기만 한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모두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검열관과 어떻게든 공연을 올리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도 ‘웃음’의 고집을 꺾지 못하는 작가, ‘웃음의 대학’은 이 두 사람을 통해 시대가 만드는 예술, 권력도 꺾지 못하는 창작에 대한 열정, 그리고 감동으로 승화하는 웃음의 코드를 절묘하게 이용해 ‘극본 창작자들의 교본’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배우 정웅인이 조국과 자신의 신념을 맹목적으로 고수하는 냉정한 검열관 사키사카 무츠오를 연기한다. 이러한 검열관에 대항해 웃음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열혈작가 츠바키 하지메역에 배우 김도현이 확정됐다. 12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 3만원.

▲우리 세상 다시보기 ‘하륵이야기’

나무신령님의 도움으로 늙은 부부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아이(하륵)를 얻어, 지극한 사랑과 정성으로 아이를 보살핀다. 하지만 쌀밥을 먹은 하륵은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괴물로 변해버리고 만다. 배고픔을 못 이겨 집안의 모든 것을 먹어버린 하륵은 부모에게 더이상 고통을 줄 수 없어 집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노부부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다. 하륵이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을 때 노부부는 하륵을, 하륵은 노부부를 그리워하며 서로를 애타게 찾는다. 배고픔보다 모진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하륵은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만, 눈높이가 너무 달라졌기 때문에 그들은 서로를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노부부는 마지막으로 하륵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스스로 하륵의 뱃속으로 뛰어든다. 그러자 그 사랑의 충만함으로 드디어 하륵은 먹고 싶다는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데….

2010 ‘하륵이야기’ 공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가족의 재발견’과 ‘사랑의 재발견’이다. 이전의 무대에서는 주인공 ‘하륵’의 채워지지 않는 배고픔과 외로움, 쓰러짐으로 이어지는 ‘성장’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번 공연은 하륵의 성장을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 시린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 어린이 관객들은 자식을 향한 부모의 깊고 넓은 사랑의 포용력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어른 관객들은 건강한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본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공연은 13~14일 오후 2시, 4시에 만날 수 있다. 5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 1만5천원.

▲인기 라디오 드라마에서 베스트셀러로 ‘그남자 그여자’

24~28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6시에는 ‘그남자 그여자’를 볼 수 있다. 연극 ‘그남자 그여자’는 인기 라디오 드라마 ‘그남자 그여자’의 동명 에세이집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01년 11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약 4년간 하루 5분 동안 FM라디오에서 방송됐던 이 라디오 드라마는 수많은 청취자들에게 웃음과 눈물, 사랑의 달콤함과 이별의 쓰라림을 있는 그대로 전해줬다.

순진한 대학생 영민은 같은 대학을 다니는 지원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의 존재를 눈치챈 선머슴 같던 지원도 예전과는 달리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배 바지에 까만 뿔테 안경을 쓴 평범한 샐러리맨 영민의 형 영훈은 같은 회사에 다니는 선애를 사랑하고, 선애 역시 이상형과 정반대인 영훈을 사랑하게 되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선뜻 고백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기만 할 뿐이다. 우연한 계기로 가까워진 두 커플은 최고의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며 예쁜 사랑을 키워가지만 작은 오해와 의견차이로 힘들어져만 간다. 결국 영민은 군대를 지원하고, 선애는 미국 지사 근무를 지원함으로써 그들 앞에 놓인 사랑의 아픔을 피하려고만 한다.

이 연극은 두근거리는 첫 만남, 설레는 첫 데이트, 닭살 돋는 애정 행각 등 연인들이 실제로 겪는 짧은 에피소드들로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그로 인해 오래된 연인에게 조금 뜸해진 그들의 사랑을 다시 ‘되감기’ 해주는 역할을, 한창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에게는 찬란한 지금의 순간을 잠시 생각하게 해주는 ‘일시정지’ 역할을, 헤어짐을 가진 뒤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연인들에게는 그들이 겪은 슬픔의 시간들을 잊고 다시금 새롭게 시작하게 하는 ‘녹화’의 역할을 해 준다. 12세 이상 관람가. 관람료 2만5천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