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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사랑을 위하여, 가정을 위하여

건강가정지원센터 필요성
희망과 기적의 세밑 되길…

 

12월이 되면 가는 세월에 뭔가 아쉽고, 텅 빈 겨울들판 같은 그 무엇 때문에 차가운 바람에 가슴이 메마른 풀잎처럼 서걱거릴 때가 많다.

세상살이가 고단하고 힘겨워, 삶의 무게에 휜 등을 펴고, 기댈 곳을 찾고 싶어지는 그런 계절이기도 하며, 비록 지친 마음과 몸일지라도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삶의 방바닥에 나를 누이고, 연탄재 같이 식어가는 희망이라도 부여잡고, 그런 기대로 새해를 준비하고 싶은 요즘이기도 하다.

이러한 삶을 노래하고자 할 때, 가장 소중한 울타리는 가정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가정이라는 것이 절대선도 아니고, 누구에게나 똑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땅에서의 구원은 가정으로부터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우리사회 한켠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이 쪼개지고, 어쩔 수 없이 이별처럼 사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거리에서 겨울바람보다 더 춥게 떠도는 이웃들은 얼마든지 있다.

어느 사회나 위기 가정은 있기 마련이고, 아프고 안타까운 가정사로 슬프게 하는 일은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건강할 수 없는 가정으로 인해 파생되는 사회적 부담은 결국 국가와 국민의 입장에서 치러야 할 부담이 아닐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학이나 민간 영역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라는 기관의 역할과 필요성, 존재 의미는 크다고 느껴진다.

필자는 몇 년째, 이맘때면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고, 고마운 일을 겪는다. 어쩌면 작은, 그러나 특별한 경험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경기도 여주에 있는 건강가정지원센터와 관해서 생겨나는 일 때문이다.

평소에도 여주군과 위탁운영하고 있는 여주대학이 지역주민을 위해 벌이고 있는 사업내용을 가끔 전해 들으면서 공감도 많이 하고, 또 어떤 사업은 더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센터장의 초청으로 1박 2일의 고마운 경험을 했다. “지역주민들의 가정을 위해 지원하고, 챙기는 것처럼 1년에 한 번이라도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가정을 챙기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돼 초청했다”고 센터장은 인사했다.

직원 아홉 가정 구성원 모두가 초대받은 손님으로, 센터 식구로 겨울 낭만이 있는 펜션에서 입도 즐겁고 마음도 행복한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잠도 없이 뛰 놀고, 어른은 어른들대로 정해놓은 주제 없이 넘나드는 대화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고 즐거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보니 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가족을 둔 구성원들끼리도 친밀감을 느끼고, 센터에 대한 인식도 깊어지고, 이해의 폭도 넓어져 특별한 센터 행사에는 구성원 가족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기도 하고, 센터 일이라면 가능한 한 돕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근무하고 있는 가족이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다반사여도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일련의 이러한 일들을 통해 얻어지는 인간관계도 복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랫말이 가슴에 와 닿고, 1년에 한 번씩 만나도 오랜 지기처럼 반가워하고, 허물없이 같이 보내는 시간들이 아름다운 이유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밤, 12월의 마음에 작은 촛불 하나 켜 놓고, 겨울 하늘을 올려다보며, 기도하는 마음을 갖는다.

네온사인이 눈부신 도시의 거리에서 떨고, 움츠러든 어깨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시린 가슴을 녹일 수 있는 일들이 생기는 기적의 세밑이 됐으면 좋겠다.

아픈 상처로 절망하고 얼어붙은 가슴을 가진 식구들끼리 먼저 화해하고, 사랑으로 회복되는 가정들이 되는 성탄절이 됐으면 좋겠다. 군사적 충돌과 긴장으로 전쟁국면인 남북관계에도 다시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불안과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돼 국민이 행복한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진정 사람들 가슴마다 희망의 계절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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