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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글 실수 지적한 '우리말 지르잡기' 출간

이청준, 김원일, 조정래, 김주영, 황석영, 최명희, 윤대녕, 신경숙, 공지영 등 국내 내로라하는 작가들의 글 실수를 지적한 책 「우리말 지르잡기」(문학수첩刊)가 출간됐다.
저자는 1968년 「학원」편집기자로 출발해 「KBS 여성백과」편집장에 이르기까지 30여년간 잡지의 취재·편집기자로 일했던 시인 권오운(60)씨. 이번 책은 유명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비롯해 교과서, 신문, 방송 등에서 잘못 쓰인 우리말의 용례를 조목조목 짚어냈다.
저자에 따르면 조정래는 「태백산맥」에서 '공중제비'를 '공중바퀴'라고 썼고, 황석영은 「장길산」에서 '광주를 지날 때 해가 뉘엿뉘엿 떠오르고 있었다'며 지는 해의 모양을 나타내는 부사 '뉘엿뉘엿'을 잘못 사용했다.
김주영이 「홍어」에서 '집에 갖다 놓으면, 알을 빼내 놓을 것같이 옹알이를 하고 있는 암탉 두 마리를...'이라고 묘사한 대목에서 '옹알이'는 '아직 말을 못하는 어린아이가 혼자 입속말처럼 자꾸 소리를 내는 짓'을 가리킨다. 저자는 암탉이 알을 겯는 소리는 '골골'이 맞다고 작가에게 일침을 놓았다.
최명희는 「혼불」에서 '악머구리'(참개구리)를 '엉머구리'라고 썼고, 신경숙은「부석사」에서 '무의 잎과 줄기'를 이르는 '무청'의 위에 '새파란 무잎이 아침햇살을 받고...'라고 중복 표현했다. 신경숙은 또 「멀리, 끝없는 길 위에」에서 '가난한 여인이 생각에 잠길 때는 발자국을 들고 걸어야...'라고 썼는데 저자는 '발자국을 들고 어떻게 걷나?'라고 묻고 있다.
이청준은 「날개의 집」에서 명사에 붙는 '-시'를 형용사인 '하찮다'에 붙여 '하찮시하여'라고 잘못 썼고, 김원일은 「나는 두려워요」에서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며 사부자기댔으나...'라는 문장중 '사부자기댔으나'는 '사부자기'나 '사부작댔으나'로 고쳐써야 옳다는 지적을 받았다.
저자는 윤대녕을 '형용사와 부사를 맘대로 훼손하는 작가'로, 공지영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를 '문장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는 작품이라고 꼬집었다.
저자는 제약회사 광고문구로 자주 사용될 뿐 아니라 초등학교 4학년 체육교과서에도 실린 '피로회복'이라는 조어도 문제삼았다. 피로는 '푸는 것'이지 '회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건강하십시오'도 잘못된 표현의 하나다. '건강하다'는 형용사여서 명령형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 '아름다우십시오' '예쁘십시오'가 말이 안되는 이치와 같다.
저자는 '영어발음을 잘하게 하려고 애 혓바닥 수술까지 시키는 시대에 우리말, 우리글을 갈고 닦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제 말 제 글이나 제대로 하고나서 영어든 뭐든 하라고 퉁바리를 놓고 싶어 이 책을 썼다'고 머리말에서 밝혔다. 368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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