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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나가수’는 임팩트· ‘위탄’은 멘토의 힘

담담한 창법 정엽·BMK 고전
심사 최저점 받은 손진영 생존

 

■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그들만의 생존법칙

MBC ‘위대한 탄생’과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가 화제를 모으면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출연자들은 그동안 결과를 바탕으로 탈락을 면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시청자들은 방송 내용에서 나름의 생존 법칙을 찾아내며 결과를 예측한다.

여기에는 대중의 선호도뿐 아니라 다양한 변수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위탄’, 멘토 후광 효과 뚜렷 = ‘위대한 탄생’은 멘토의 후광 효과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생존자 4명 중 김태원의 멘티는 백청강, 이태권, 손진영까지 모두 3명이다. 김태원은 생방송 경연에 진출한 멘티 전원이 생존했으니 생존율이 100%인 셈이다.신승훈은 생방송 진출 멘티 3명 중 셰인만 살아남았고 이은미, 방시혁, 김윤아는 전원 탈락의 쓴맛을 봤다.

현 상황에서 김태원의 멘티가 우승할 확률은 75%에 달한다.

심사위원 점수를 감안하면 이런 결과가 단순히 도전자들의 실력 탓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패자부활을 통해 본선에 진출한 손진영은 총 다섯 번 펼쳐진 생방송 경연에서 네 차례 심사위원들로부터 최저점을 받았으나 시청자 문자투표에 힘입어 매번 기사회생했다.

반면 이은미의 멘티였던 정희주는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점을 얻었지만 탈락했고 데이비드 오 역시 지난주 심사위원 점수에서 중위권을 차지했지만 시청자 문자투표에서 밀리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현재 결과만 놓고 보면 도전자들의 실력보다는 멘토와 심사위원에 대한 선호도가 탈락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정희주와 데이비드 오, 그리고 개성 있는 음색으로 ‘1급수’라 불렸지만 탈락한 김혜리까지 모두 독설로 논란을 불러왔던 심사위원들의 멘티라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생방송 특성상 심사위원들이 혹평을 한 도전자에게 동정표가 몰려 심사위원들의 선택과 시청자 문자투표 결과가 엇갈렸다는 분석도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은미가 백청강에게 혹평을 하는 것을 보고 백청강에게 투표했다’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마음에 안들어 심사위원들이 호평한 도전자들 빼고 투표했다’는 의견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가수’, 임팩트를 살려라 = ‘나는 가수다’에서 무대 장악력은 필수다.

공연장에서 청중 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나는 가수다’의 무대 장악을 위해서는 가창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연 가수들이 가창력으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실력자들인 까닭이다.이런 상황을 뒷받침하듯 방송 초반 가수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최상의 상태로 들려주는 데 치중했다면 최근 공연에서는 참신한 편곡과 극적인 무대 연출을 위해 고민한 흔적들이 드러난다.

이제껏 경연을 돌아보면 임팩트 있는 무대를 선보인 가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상대적으로 잔잔한 공연을 보여준 가수들은 부진했다.

지난 1일 방송에서 ‘너를 위해’를 호소력 짙은 창법과 카리스마 있는 무대 매너로 소화한 임재범이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자신만의 폭발적인 창법으로 들려준 박정현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2위를 차지한 이소라 역시 보아의 댄스곡 ‘넘버원’을 파격적인 록 스타일로 편곡해 청중 평가단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를 부드러운 재즈풍으로 소화한 BMK는 최하위의 굴욕을 맛봤고 원곡이 가진 매력을 특유의 미성으로 살린 김연우 역시 6위에 머물렀다.

가수 정엽이 첫번째 탈락자가 된 것도 그의 섬세한 팔세토(가성) 창법이 청중 평가단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안 맞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위 말하는 ‘나는 가수다’에 맞는 스타일은 대중이 선호하는 선곡과 카리스마 있는 무대 매너, 압도적인 성량, 적절한 기교로 요약된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10일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청중 평가단은 임팩트 있는 가수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창력의 기준이 테크닉과 음역대, 성량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담담한 자기표현이 불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소라도 지난 8일 방송에서 “여기분(청중 평가단)들이 중요하게 보는 게 성량”이라며 “아무래도 보컬 소리가 크면 현장에서 더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공연장의 분위기가 ‘나는 가수다’의 스타일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공연장에서 노래를 들을 때는 압도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대중들은 아무래도 열창하는 가수에게 더 집중하기 마련이고 그런 스타일이 더 열심히 하고 열정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담담하게 노래하는 정엽이나 김연우 같은 가수들이 실력과는 무관하게 경연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이 앞으로 힙합이나 인디 음악 등으로 장르를 다변화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작가는 “특정 스타일을 선호하는 방식으로는 프로그램의 생명력에 한계가 있다”며 “청중 평가단의 비중과 전문 평가단의 기준을 보완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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