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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초대석] 윤태헌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

재임시절 이룩한 성과 모나지 않는 성품에 능력 겸비 7연패 원동력
체육회관을 체육시설물로 정비 기억에 남아
상당수 종목 훈련장 태부족 현실 개선필요
체육시설 시체육회 관리로 효율성 높여야

 

- 수원시의 7연패 의미는.

“수부 도시로서의 면모와 스포츠 메카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과시한 거다. 지난 2006년 제 52회 고양대회 때 2위 성남과의 종합점수는 차이는 6천945점 이었다. 당시 체육관계자들이 매우 놀랐다. 하물며 이번 대회에는 2위 고양시와의 점수 차가 무려 1만3천여 점이다. 이 아성을 깨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롱런이 예상된다.”

7연패를 이룬 데는 그의 출전 신고 때의 ‘정신교육’과 빅게임의 ‘경기분석’도 한 몫 했다. 그 대표적 실례가 배드민턴 유연성(25.수원시청) 선수다. 국가대표 이용대(삼성전기) 선수와의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는데 최근 이용대를 꺾었다. ‘낙하지점을 보고 스매싱을 하라’는 그의 ‘경기분석’에 따른 것이다. 유연승 선수는 근래 승률이 3대7이 됐다.

- 정말 사의 표명을 하나.

“사실 지난해 6.2 지방선거 후 그만두려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57회 도민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달라고 만류하는 바람에 1년여 더 재임했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다. 더욱이 이번 체전에서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떠나는 것 같아 홀가분하다. 빠르면 이번 주중, 늦어도 다음 주중 시장님을 찾아 뵙고 사의 표명을 할 거다.”

- 후임자는 내정됐나? 어떤 사람이 적격인가?

“잘은 모르지만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여러 사람이 물망에 오르는 것으로 안다. 어떤 사람이 오든지 체육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면 된다.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인물이어야 한다.”

후임자와 관련한 소문은 무성하다. 한때 태권도협회 관련 인사가 맡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으나 근래에는 쏙 들어갔다. 대신 시장 측근인 모 씨가 가장 유력한 후임자로 현재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적체된 인사해소 차원에서 수원시 서기관급 공무원이 6월 중 명퇴하고 자리를 옮긴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항간에는 유임설도 들린다.

- 재임 기간 기억에 남은 것은.

“체육회관의 용도를 바로 잡은 거다. 2007년 사무국장으로 취임해보니 매달 시설관리공단 측에 600만원의 임대료를 내더라. 잘못된 거다. 당시 1,3,5층은 골프연습장과 사설 사무실 등으로 임대를 줬고, 2층과 4층만을 시체육회의 대회의실과 사무실로 쓰고 있더라. 그래서 시설관리공단에 위탁했던 체육회관을 시에 건의해서 체육회로 이관시켰다.”

그는 체육회로 위탁권이 넘어오자마자 회관 전체를 체육 관련 시설 및 사무실로 바꿨다. 1층은 체육사료 전시관, 2층은 체육회관 대회의실, 3층은 체육회사무실, 4~5층은 여자선수단 숙소, 지하 1층은 복싱훈련장, 지하 2층은 선수단의 트레이닝 헬스장으로 연면적 6천347㎡의 회관 전층을 체육시설 건물로 만들었다. 시 예산을 받아 설계하고 마무리지을 때까지 무려 2년이 걸렸다.

- 재임 기간 힘들고 어려웠던 것은.

“시장 측근들의 압력이었다. 예산집행과 감독선임, 선수스카웃 때 간간이 압력을 행사하더라. 단 한 번도 그들에게 굴하지 않았다. 원칙과 정도를 지켰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제 변해야 된다. 통하지 않는다.”

그는 유난히 체육과 인연이 많다. 체육회 사무국장으로 발탁된 것도 그 이경력이 뒷받침 됐다. 지난 1984년 초대 체육행정 계장(6급), 사무관으로 승진해서는 수원종합운동장장(1989년)을 지내며 처음으로 수원에서 제 70회 전국체전을 치렀다. 그래서 재임 기간 힘든 것도 용케 버티고 굳건히 지켰다.

- 체육 시설 면에서 어떤 점이 아쉽나.

“선수들의 훈련장이 부족하거나 없다는 거다. 예를 들어 새천년수영장은 청소년육성재단에 위탁했다. 월드컵스포츠센터는 위탁받은 월드컵관리재단에서 다시 코오롱스포렉스 측에 재위탁했다. 그러니까 수영선수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거다. 선수들은 연습시간이 보통 하루에 3~4시간 집중해야 되는데 여건이 안되는 거다. 할 수 없이 한국체대 또는 국군체육부대 수영장으로 전전할 수밖에 없다.”

- 수영 종목 말고 다른 종목은 어떤가.

“탁구도 그렇다. 탁구 훈련장이 주 경기장 본부석 맞은편 2층 로비에 있는데 너무 비좁다. 체격이 큰 남자 선수들은 훈련하기가 벅차다. 하는 수 없이 경기체고나 국군체육부대로 가서 훈련하고 있다. 더부살이다. 상당수 종목이 그런 현실이다.”

- 거시적 안목에서 체육행정이 개선될 점은.

“모든 체육시설을 시체육회가 일괄 관리해야 된다. 관리적인 측면에서는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 선수들의 기량도 훨씬 향상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사분오열 돼 있으면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이를테면 새천년수영장은 청소년육성재단이, 인조구장은 축구협회와 시설관리공단, 월드컵관리재단이, 월드컵스포츠센터는 스포렉스가 관리운영하기 때문에 통제가 되지 않는다.”

- 좀더 이해하기 쉽게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수원야구장은 1년 내내 텅 비어 있다. 그 유지관리비를 생각해보라. 만약 시체육회가 관리한다면 전국대회 유치라도 했을 거다. 시설공단과 시체육회의 유기적인 협조는 말처럼 쉽지 않은 거다.”

- 그렇다면 굳이 재단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옥상옥이다. 체육시설만큼은…. 지방자치가 낳은 폐단 중의 하나가 재단설립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막 흘러가다보니까 이 지경까지 온 것 같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그 예산낭비 차원과 관리적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

-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대한 견해는.

“국가와 광역단체는 엘리트 체육에 힘쓰고, 기초 지자체는 생활체육에 더 지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엘리트 체육에 신경을 덜 쓰라는 건 아니다. 지자체의 순위를 가리는 것은 유일하게 체육에서만 이뤄진다. 대회 결과는 시민들의 자존심이자 자긍심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승리했을 때 전 국민들이 하나가 되는 것을 보라. 엘리트 체육은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인다.”

- 6월말 시체육회 사무국장에서 물러난 이후 계획은.

“아직 없다. 한동안 푹 쉬고 싶다. 퇴임 이후에도 시 체육발전을 위해 성심껏 노력하고 싶다.”

그는 1시간 30분여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있는 그대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체육행정의 개선점과 나아갈 길에 대해서는 또렷하게 지적했다. 그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성공하고,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 목표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년 6개월여, 시체육회 사무국장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진=최우창기자 smicer@













3년6개월 간 강단있는 일처리

도민체전 7연패 아름다운 마무리

윤태헌(63)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처럼 탄탄한 관운(官運)과 상복(賞福)을 타고난 이도 드물다. 40년 2개월여 공직 땐 거의 요직만을 두루 거쳤고, 팔달구청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나와서는 수원사랑장학재단 사무국장에 이어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으로 발탁됐다. 과묵과 친화력, 모가 나지않는 성품 때문이다. 능력도 갖췄다. 수원시의 도민체전 7연패의 위업이 웅변한다. 지난 2007년 12월 시체육회의 사령탑을 맡아 모두 4차례의 도민체전을 내리 종합우승으로 이끌어냈다. 선수와 임원, 체육회의 혼연일체가 이뤄낸 결과다. 그 동력을 불어넣고 효율성을 살리면서, 사기를 북돋운 것이 바로 그다.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그가 소리없이 만들어 낸 역작이다. 그런 그가 이번 도민체전을 끝으로 시체육회 사무국장을 떠난다. 그는 이달 중 염태영 시장께 사의를 표명한다. 사퇴 시점은 6월말로 예측된다. 3년 6개월여, 짧지도 길지도 않은 재임 기간 그가 해낸 수원시 체육사의 궤적은 크다. 오래 기억될 것이다.

도민체전의 여독(餘毒)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6일 그를 만났다. 수원시 체육회관 3층 그의 사무실에서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그도 떠나는 마당에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10분여 손사래 끝에 말문을 열었다.

■ 프로필

- 1948년 화성시 향남면 발안리 출생

- 발안농고 졸업

- 수원시 산업개발국 산업과 임용(1966년)

- 수원시 종합운동장장(1989년)

- 수원시 문화공보담당관(1991년)

- 수원시 총무과장(1995년)

- 수원시 공영개발사업소장(1997년)

- 수원시 의회사무국장(1999년)

- 수원시 자치기획국장(2002년)

- 수원시 권선구청장(2002년)

- 수원시 팔달구청장(2004년)

- 수원사랑장학재단 사무국장(2007년)

- 수원시체육회 사무국장(2007.12~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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