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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손학규와 김진표가 보여줘야 할 진정성

 

민주당 지지율이 3년 만에 처음으로 한나라당을 제쳤다. 4·27 재·보선 승리 효과인데 지난주 처음 확인된데 이어 여전히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덩달아 분당을에서 승리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지율도 뛰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를 넘어 2위를 기록 중이다. 한 성급한 여론조사는 부동의 1위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와 양강구도가 시작됐다고 점치기도 한다. 여하튼 손 대표로서는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도 역력해 보인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이후 존재감마저 미미했던 민주당 김진표 의원(수원 영통)이 원내대표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경기지사 야권 단일화에서 유시민 후보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한 그로서는 지난 시간들이 어쩌면 와신상담(臥薪嘗膽)과도 같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그는 지난 13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에 당선됨으로써 ‘정치인 김진표’라는 제대로 된 명함을 갖게 됐다. 김 의원은 당선인사에서 민주당을 확실한 수권(受權)정당, 대안정당으로 바꿔놓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재정경제부 차관, 청와대 정책기획 수석, 경제·교육 부총리를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인 재선(再選)의 김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택한 것은 국정(國政)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그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의 체질을 바꿔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 대표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수도권 출신이 장악하게 되자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50석 이상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여하튼 손 대표나 김 원내대표 모두 지금으로선 더 할 나위 없는 정치인생의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앞으로 가야할 길은 그리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손 대표는 이번 분당을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탈당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 온전한 민주당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고는 하나 그것은 그의 생각일 뿐, 아직 그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례로 전 봉은사 주지 명진(明盡) 스님은 이런 말을 했다. “난 그 사람 안 믿는다. 자기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정당을 떠나면서 ‘유신 잔당’이라고 비난했다. 그냥 박근혜가 너무 강해서 한나라당에서는 가망이 없어 떠난다고 했다면 나는 지금도 그 사람을 지지했을 거다. 그런데 자기가 물 떠먹던 우물에 침 뱉고 떠났다.” ‘운동권 스님’으로 보수세력에 의해 좌파 승려로 불리던 명진 스님의 이 같은 손 대표에 대한 쓴소리는 한번쯤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손 대표 본인으로서는 억울해 할는지 모르지만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도 지난 경기지사 선거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에게 패한 전력(前歷)을 비춰볼 때 아직은 큰소리 칠 상황은 못돼 보인다. 제 1야당의 후보로서 단 하나의 국회의석도 없는 국민참여당 후보에게 패했다는 것은 그의 정치력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다. 지난 일이지만 그 때 김 원내대표가 후보가 됐더라면 상황이 어떻게 됐을까. 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일부에서 회자(膾炙)되고 있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로서 치러야할 첫 시험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처리 문제다. 2007년 4월 한·미 FTA가 체결됐을 때 그는 열린우리당의 FTA 평가위원장을 맡았었다. 그리고 3개월간의 평가과정을 거친 뒤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미 FTA의 후생 증대효과는 20조 원 가량이며, 10년간 34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 최대시장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시장 확보를 위해 한·미 FTA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가 말한 ‘불가피한 선택’은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아무리 말 바꾸기가 난무하는 정치판이라지만 그의 진정성도 마찬가지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정치는 생물(生物)’이라지 않는가. 까딱 잘못하다가는 그야말로 한 순간에 ‘훅’간다. 손 대표나 김 원내대표에게 지금 필요한 건 다름 아닌 바로 ‘진정성’이다. 사람이 까닭 있게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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