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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향] 달동네 주민을 안쓰러워하는 녀석들의 눈물

 

그 녀석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발표를 하던 도중 눈물을 흘리는 그 녀석을 보는 순간 나 역시 눈물이 나왔다. 강의실에 있던 30여명의 학생들중에서 고개를 숙이고 같이 눈물을 흘리는 녀석들도 있었다.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만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구나 하는 생각이 녀석들의 눈물을 보면서 확신했다.

필자가 지난 주에 겪었던 강의실의 풍경이었다. 얼마전까지 수원화성박물관의 학예팀장이었던 필자는 학생들에게 진정한 민주시민과 세계속의 교양시민을 만들기 위한 인문학 교육을 하는데 같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학교의 제안을 받아들여 박물관을 떠나게 되었다.

이전부터 경희대학교와 저소득층을 위한 실천인문학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본격적인 인문학교육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은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필자를 학교로 가게 만들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시민교육을 위해 필자는 전공인 역사를 기반으로 교재와 더불어 우리 역사속의 주체적 민중과 정의로움 그리고 미래의 통일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더불어 같이 토론하고 때로는 필자의 경험속의 이야기와 예견을 강의로 풀기도 하였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사회에 대한 공헌이었다. 이 사회 공헌은 단순히 대학생들의 자원봉사가 아니라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도움주는 일과 우리와 다른 세계인들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학기중에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모둠을 만들어 고민하고 이를 학기 내내 실천하고 방학과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봉사하는 것이 시민교육의 주 내용중의 하나였다. 자유, 민주, 정의, 통일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학습을 기반을 학생들은 고아원에 다서 아이들 돌보고 학습 지원과 노숙자 밥퍼주기, 교내 쓰레기 분리수거 등 여러 방면의 일을 만들고 실천하였다.

몇몇 모둠의 학생들은 독도의 중요성을 대학 내의 전교생들에게 알려야겠다고 독도와 관련된 자료를 모아 ucc를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녀석들은 일제강점기에 약탈된 문화재를 조사하여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필자는 학생들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서서히 희망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80년대에서 90년대로 90년대에서 2000년대로 흐르면서 대학 사회를 비롯한 한국의 사회는 날이 갈수록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사라지고 오로기 개인의 성공을 위한 약유강식의 논리만이 횡행하였는데 오늘 이 교육을 통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정의가 무엇인지를 학생들이 깨닫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두 모듬이 서울의 달동네를 취재하고 이를 영상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알려주었다. 달동네가 무엇이지도 모르던 그 녀석들이 성북구 월곡동의 달동네를 찾았던 것이다.

소위 분당과 강남에 사는 이 녀석들은 달동네가 무엇인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그들이 너무도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양극화 되었으며 불공평한 사회인지도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영상을 발표하면서 끝내 달동네 주민들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들의 눈물은 정말 아름다운 눈물이었다. 그 눈물이 바로 그들을 정의로운 시민, 그리고 교양있는 시민으로 만들것이다. 그러한 눈물이 많은 사회는 아름다음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와 문화가 발전할 것이다.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는 남북의 대립과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아래 인문학을 말살시켜왔다. 이제 인문학은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대학에서 인문학의 강화가 학생들을 변화시키고 앞으로 우리 한반도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행복하다. 그 변화의 도도한 물결에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동네의 주민들을 애뜻히 여기며 눈물을 흘리는 그 녀석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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