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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현대무용가 최승희 일대기…신간 '매혹된 혼'

한반도 가장 암울했던 무대 한많은 15세 소녀의 춤사위

매혹된 혼

고정일 글|동서문화사 360쪽|총 3권 각권 1만2천원.

‘세기의 무희, 최승희’의 파란만장한 삶과 예술을 다룬 소설이다. 최승희는 일제 강점기와 분단의 비극을 몸으로 부대끼며 산 예술가이다.

20세기 첫 무렵, 한반도의 상황은 암울, 그 자체였다. 나라 잃은 백성들은 압제와 차별 속에서 신음했다. 그러한 때, 아무도 꿈꾸지 못했던 화려한 무대 위로 열다섯 살, 앳된 소녀가 성큼 올라선다.

이 소설은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환상과 현실을 경게 없이 넘나든다. 망각 속에 묻힌 그녀의 시간과 숨결이, 그녀의 미소와 동경, 숨결과 분노가 작가의 손길에 따라 천천히 날개를 편다. 그 시절 최승희의 춤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눈과 귀를 매혹한다.

최승희는 혹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세계로 비상한 예술가다. 4남매 중 막내, 어렸을 때부터 머리가 좋고 성적이 우수해 소학교를 4년 만에 졸업했다. 그 뒤 숙명여자고등보통학교에 진학해 우등생으로 4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다. 집안은 끼니를 거를 정도로 경제사정이 안좋았다.

숙명여학교를 졸업 후 몇 번이나 동경음악학교와 경성사범학교의 진학을 희망했지만 높은 점수를 받고도 연령 미달로 그때마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승희가 새로운 인생을 결정짓는 사건은 그때 일어난다.

큰오빠 최승일이 동생의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알고 세계적 거장인 이시이 바쿠의 조선공연을 동생 승희에게 보여준다. 이시이 발레 공연을 본 최승희는 평생 무용가의 길을 걷겠노라 다짐한다.

지혜롭고 예술적 감각이 뛰어났던 최승희는 이이시의 무용단에서도 곧 두각을 나타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시이 무용시(詩)에서 최고의 발레니나로 성장한다.

최승희는 이시이 바쿠에게서 배운 현대무용에 조선의 전통무용을 덧입히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의 혼이 면면히 흐르는 조선의 전통무용 속에서 그녀가 생각하는 참다운 무용의 형태를 발견하는 것이다.

저자 고산 고정일은 소설 <청계천>으로 <자유문학>에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불굴의 혼 - 박정희>, <불과 얼음 - 장진호 혹한 17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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