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우정의 건각' 조재형 경기육상-최선근 강원육상 수석부회장, 경기관전…

이한나 양 200m 우승 메달교환 농담에 화들짝

“형님! 은메달과 동메달 2개 줄테니 금메달 1개와 바꿉시다” “허허,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이 사람아”

29일 제40회 전국소년체전 육상 경기가 펼쳐진 경남 진주 스타디움 본부석 한 켠.

조재형(65) 경기육상연맹 조재형 수석부회장과 최선근(60) 강원육상연맹 수석부회장은 나란히 앉아 농(弄)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관전했다.

그 농(弄)의 수위가 최고조에 오른 것은 이날 200m 여자초교 결승이 끝난 시점. 경기 이한나(평택현일초 6년)가 간발의 차이로 강원 이은희(영월초교 6년)와 강영은(주문초 6년)을 차례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자 두 사람 간의 희비가 교차한 것.

최 부회장은 탄식하면서 “한나가 파올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라고 다소 시기가 섞인 농을 건네자, 조 부회장은 “전자 센서와 특급 심판이 가리는데 웬 파올?”하며 일축했다. 이들은 7,80년대 한국의 간판급 건각들.

지난 1975년 후쿠오까 국제마라톤 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 함께 출전해 국위를 선양했다. 조 부회장은 평택고 1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돼 조선, 동아마라톤 7회 우승, 한국신기록 보유자, 전국체전 우승 등 당대 최고의 마라톤 스타.

최 부회장 역시 강원 춘천농고 출신으로 56회 전국체전 마라톤 우승을 비롯 1976년 요미우리 국제마라톤 6위, 경호역전마라톤 최우수선수 수상 등 화려한 현역생활을 했다. 이후 이들은 한일은행과 서울HC, 경기도청과 강원도청 감독이자 수석부회장으로 지도자와 연맹 임원으로의 길을 걷고 있다.

최 부회장은 “조재형 선배는 학창시절과 국가대표 선수 때 모든 육상인들의 로망이었다”고 회고했다. 조 부회장은 “최 부회장과는 40여 년간 같은 길을 걸어온 형제와도 같은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훌륭한 후배”라고 추켜 세웠다. 이들을 오랫동안 지켜본 대한육상연맹 김동주(51) 경기위원장은 “두 사람은 한 평생 한 길을 걸어오며 웃음과 울음을 함께 했다. 아마도 이들의 여생은 마라톤처럼 아름다운 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