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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관객 400만 돌파 ‘써니’ 수지役 민효린

분량 적은 조연 불구 강한 인상 무표정·자세만으로 ‘포스’ 뿜어

 

첫 드라마 실패 후 ‘재기의 칼날’눈빛이 달라졌다

“연기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 자신 한계 뛰어넘는 배우 되고파”

831만명을 동원한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이 만든 두번째 장편 ‘써니’에서 수지 역을 맡은 민효린을 최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써니’의 4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서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이 대중에게 사랑받을 때의 느낌은 어떨까 늘 궁금했어요. 요즘은 음식점에 가도 저를 알아보시고 서비스를 주기도 하시더라고요. ‘써니’는 대중과 가까워질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그간 흥행에 목마른 측면도 있었는데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기도 해요.”(웃음)

민효린은 2006년 CF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가수로도 활동해 2장의 싱글앨범을 냈다. 드라마는 이정재와 함께 출연한 ‘트리플’(2009)을 찍었다. 그러나 영화배우로 인장을 새긴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2편의 단편영화에 출연한 게 전부였다. 그런 그가 히트 영화의 견인차 구실을 했다.

장편영화 데뷔작 ‘써니’는 지난 5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408만7천623명으로 4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박스오피스에서 479만명을 모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점점 잊혀져간다는 불안감에 허덕일 때 만난 성공이어서 기쁨은 배가됐다.

민효린은 첫 드라마 ‘트리플’의 실패 후 1년여의 휴지기를 견뎌야 했다. “이런 시간이 피와 살이 될 것이다. 무언가 쌓일 것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다짐했지만, 복귀의 길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때 강형철 감독으로부터 ‘써니’의 수지 역을 제안받았다.

“써니의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수지 역이 마음에 들었어요. 분량이 많지 않은 조연이었지만 ‘트리플’ 때 주연을 해봐서 조연의 중요성을 절감했어요. 착실히 실력을 키워나가고 싶었죠.”

수지 역은 주인공 나미(심은경)와 춘화(강소라)에 비해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나미와 대립각을 세우며 갈등의 꼭짓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극의 흐름에서는 중요한 캐릭터다. 그리고 민효린은 별다른 말없이 자세만으로도 영화에서 ‘포스’를 뿜어낼 정도로 성공적으로 역을 수행했다.

“감독님은 무표정으로 일관하라고 주문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연기를 못해 보일 수가 있고, 무서운 사람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쉽지 않았어요. 잘 모르겠는데, 일단 감독님을 믿고 연기했어요. 극이 진행될수록 동료와 말도 제대로 나누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에 몰입했어요. 절정으로 치달으니 그저 눈물만 나더라고요. 아무런 맥락 없이… 그때 느꼈죠. ‘제가 정말 이 캐릭터를 좋아하는구나’라는 사실을.”

경북 대구 출신인 그는 부모님의 반대를 뿌리치고 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오랜 설득끝에 간신히 상경했지만 연예인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설사 조금 주목을 받았더라도 아차 하면 벼랑으로 떨어지는 게 이 세계의 철칙이었다. 스타트는 좋았다.

한해에 20편이 넘는 CF를 찍었다. 드라마에 처음 출연했는데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행복한 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드라마가 실패하면서 일이 끊겼다. 곧바로 슬럼프가 찾아왔다. 우울함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왔지만 ‘언젠가 잘 될거야’라는 긍정의 힘으로 견뎠다.

“‘내가 여기서 멈추면 안 돼’라고 스스로 다그쳤어요. 울면서 설득했던 부모님에게도 민망한 짓을 하기도 싫었죠.”

한차례 고개를 넘은 그는 이제 천천히 가는 법을 깨달았다고 한다.

“연기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자기 게 쌓여야죠. 경험을 충분히 하는 게 중요하죠. 연기도 많이 해야 하고요. 요즘은 제 파트뿐 아니라 대본 전체를 일인 다역으로 연습하고 나가요.”(웃음)

그는 ‘써니’의 성공을 발판삼아 현재 KBS 드라마 ‘로맨스타운’에 출연 중이다. 왈가닥 가정관리사 정다겸 역으로, 극중 김영희(김민준)와 사랑을 만들어가는 젊은 여성 역이다. 올해 중 영화 한 편을 더 찍은 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다시 드라마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루 4시간의 수면도 보장받지 못한 바쁜 일상으로 복귀한 그에게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으냐고 물었다.

“심은하 선배처럼 매력적인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영화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다른 연기를 하시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앞으로 연기자 민효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로 거듭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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