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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용인시청 女핸드볼팀 인수 구단주를 찾습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2008년 임순례 감독의 영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했던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올림픽에서 늘 좋은 성적을 거둬 오면서도 정작 모국에서는 ‘비인기종목’으로 꼽히는 대한민국 핸드볼의 열악한 환경과, 올림픽 결승전에서 덴마크 선수들과 맞붙은 대한민국 선수들의 투혼과 열정을 그린 영화였다.

영화가 관객몰이를 하면서 대중들이 핸드볼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실제로 아테네 올림픽에서 덴마크 팀과 경기를 벌인 대한민국 팀은 전반전 동점, 후반전 동점, 연장전 동점 끝에 승부던지기에서 패해 은메달을 획득 했었다. 2007년에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 남녀 핸드볼 아시아 예선이 편파판정 논란으로 대한민국과 일본은 아시아 예선 재경기를 치르게 됐고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가지게 하는 데에 기여 했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거의 30대가 넘은 ‘아줌마’들이었는데, 이들의 투혼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마디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여자 핸드볼 선수들이 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줄임말이 “우생순”이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로 관중들의 외면을 받는 악조건과, 선수들을 받아 줄 실업팀도 없는 가운데서도 세계 최강으로 자리 잡아가는 우생순 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80년대 이후 국내 핸드볼 저변의 몰락, 학원스포츠에서의 소외, 인기 스포츠 프로화 등의 이유로 재능있는 선수들이 등을 돌린 한국 핸드볼이기에 더욱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어디 그 뿐인가? 올림픽 6연속 제패에 빛나는 한국 양궁 역도 유도 배드민턴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스러운 ‘우생순’ 들이다. 그런데 공통점은 단체의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이고, 관중들의 성원에서도 타 종목에 비하여 월등히 차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관중들이 외면하는 변변치 못한 척박한 우리 체육계 현실에서 선수 자신의 피눈물 나는 노력과 지도자들의 집념어린 열정이 이루어 낸 결실이기에 더욱 값지다. 올림픽 효자 종목은 비인기 종목에서 쏟아졌다. 유도 양궁 수영 핸드볼 역도 등 이름도 잘 들어 보지도 못한 태극전사들에게서 메달이 쏟아졌다.

용인시가 재정적자 때문에 지난 6월말로 해체 될 예정이었던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 팀을 올해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도내 유일한 일반부 여자 핸드볼 팀인 용인시청을 살리기 위한 아픈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국 핸드볼 발전재단이 2억 5천만원, 경기도 체육회가 5천만원, ‘우생순’을 제작했던 명필름이 2천만원을 내놓기로 하는 등 후원이 잇따르자 용인시가 해체시기를 올해 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도 체육회가 용인시청 핸드볼 팀을 인수할 구단주를 찾지 못할 경우 금년 말로 자동해체 된다. 선수들의 피눈물 나는 노력과 지도자의 집념을 우리는 알고 있다. 포기하거나 절망망하지 마라 반드시 새벽은 온다. 절망을 절망이라고 말할 때 희망은 빛난다고 했다.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용인시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몸을 던진 그들이 지금 말없이 흐느껴 울고 있다.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줄 현실은 결코 없는가?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 팀을 인수할 기업이나 지자체가 없을까요?

/박남숙 용인시의원(민·자치행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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