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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김상곤 교육감의 입법적 리더십

 

사랑의 집짓기 해비타트(habitat) 운동은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 인권보호와 민주주의의 신장을 위한 민간 외교활동,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 이름만 들어도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하고 존경심이 절로 나오는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카터(1977~1981)을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퇴임 이후 한참동안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되었다고 한다.

카터 대통령은 재임 시절 본인이 속한 민주당이 상원, 하원 모두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자신이 야심차게 추진한 정책들이 번번이 의회의 반대로 무산이 됐다.

결국 의회의 협조를 얻지 못한 채 자국의 경제운용에 실패하고 재선 도전에서 공화당 레이건 후보에게 완패하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카터가 민주당 지도자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소수 측근들에게 의존해 정치적인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린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국정운영의 성공에 가장 큰 요인은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인지의 여부가 아니라, 대통령의 의회에 대한 협상과 설득력 그리고 이를 통해 대통령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입법화, 즉 대통령의 입법적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특히 최근들어 국민들은 어느 한 쪽의 권력기구에 일방적으로 힘을 몰아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지 못하는 이른바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이럴수록 대통령의 입법적 리더십은 더욱 요구된다 하겠다. 우리의 정치현실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를 비롯한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국민들은 여소야대, 즉 분점정부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렇게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작년에 가장 큰 화두였던 무상급식 협상에서 서울시와 경기도는 여소야대라는 같은 구조 속에서도 매우 상반된 결과를 도출했다.

한 쪽에서는 설득과 협상을 통해 원만히 문제를 해결하였지만, 다른 한쪽은 아직까지도 주민들을 볼모로 불안한 정국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곧 지도자의 입법적 리더십의 부재로 나타난 결과로서, 결국에는 주민들의 권익도 보호하지 못하고 주민들 간에 갈등만 불러일으켜 행정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입법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빛을 발할 수 없다.

지도자가 측근들과의 결정만을 가지고 대의기구인 의회와의 협상을 뒤로 한 채 처음부터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전략으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의회의 협조를 얻어내기 힘들다.

지미카터가 그랬듯이, 이번 유치원 무상급식 정책에 있어서 김상곤 교육감의 입법적 리더십이 아쉬운 대목이다.

/박용진 경기도의원·민주·안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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