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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경쟁구조 알아야 SW 전략 성공한다

 

‘구글-로라’ 등장 이후 SW육성을 위한 논쟁이 뜨겁다. SW가 시스템을 구성하는 주요요소이기도 하지만 HW의 역량에 비해 많이 취약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실제로는 컴퓨터나 모바일 등의 운영체제(OS)라든지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s, 앱) 등 SW류 그 자체보다는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경쟁시장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수익배분에 관한 비즈니스 거버넌스 관점에서 흐름을 살펴보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더욱 명료해 질 수도 있다.

모바일시스템을 예로 보면 스마트폰시대 이전까지는 모바일에 적용되고 있는 OS기업과 앱, 콘텐츠 등 탑재결정 권한이 있는 단말기 제조기업과 이동통신기업 등 3개 주체가 중심이 돼 모바일시장 대다수 수익을 배분 받았다.

이에 따라 중소 SW기업이나 콘텐츠기업들은 구조적으로 발전될 수 없는 생태계였고, 소비자들의 욕구반영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이 폐쇄적인 거버넌스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한 형태인 ‘애플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거버넌스 출범으로 와해됐다.

애플 앱스토어는 자유분방한 소비자들이 원하는 앱과 콘텐츠를 필요한 만큼 내려 받을 수 있고 개발자도 수요자가 원하는 것을 개발해 개발자 7 대 앱스토어 3의 비율로 수익을 배분 받을 수 있는 장터이다. 그동안 시장 영향력이 약했던 SW개발자와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강화되게 만들었고 도입된 지 3년 여 만에 약 10만 명 가까운 개발자들이 40만 개 이상의 앱 개발과 150억 회 이상의 다운로드로 개발자는 약 25억 달러, 애플은 10억 달러 이상의 운용수익도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치 못한 앱스토어 기반 아이폰의 돌풍에 자극받은 단말기 제조사 및 이통사들은 무료로도 사용 가능한 오픈 소스기반의 OS의 구글과 연합함에 따라 비로소 애플이 독주하던 앱스토어와 경쟁할 수 있게 됐고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이 애플의 iOS를 넘어서게 됐다.

그러나 곧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SNS의 주류 페이스북도 이통사와 연합한 웹 애플리케이션 ‘스파르탄’을 준비함으로써 애플과 구글의 양강과 또 다른 경쟁을 형성함에 따라 단말기 제조에 주로 의존하는 우리나라 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이와 같은 상황은 과거 PC에서 현재는 모바일, 앞으로는 스마트가전·자동차 또는 스마트 홈으로 대상이 옮겨갈 수 있으므로 각 대상별로 앱 기반이든 웹 기반이든 또는 통합형이든 OS뿐 아니라 IT자원의 효율성을 높인 클라우딩 서비스, 근거리통신(NFC),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다양한 콘텐츠 및 지식의 보고인 데이터베이스(DB) 등 비즈니스 거버넌스의 기술적 요소들과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를 어떻게 실질 구매력을 가진 타깃 그룹의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모델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수립이 중요하며 이에 맞는 SW육성전략도 논의돼야 한다.

요즘 TV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중심이 돼 북쪽으로는 거란·후연, 남쪽으로는 백제 등 주변의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예로 팔릴 사람을 천군으로, 지리에 밝은 사냥꾼을 전투에 참여시킨다든지, 벙어리였지만 선봉장에 거보 장군을 기용한 것 등 당시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함으로써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다졌듯, SW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OS뿐 아니라 시장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네트워크들을 잘 활용해 구매자인 소비자가 선호하는 비교우위가 있는 비즈니스 거버넌스 전략을 마련하고 이에 적합한 SW 육성 정책을 수립해야 하겠다.

특히 정부도 과거 WIPI 탑재 의무화 실패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민간의 의견을 들어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며, 단순한 기능적인 프로그래밍 인력양성보다는 단위시스템을 이해하면서 그랜드 시스템을 디자인할 수 있는 개발환경 조성에도 노력해 다가오는 도전들을 잘 극복하고 무한하게 진화해 나가야 하겠다.

/허경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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