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자유로운 영혼, 뮤지션 ‘자우림’
[연예] 자유로운 영혼, 뮤지션 ‘자우림’
  • 경기신문
  • 승인 2011.11.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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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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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밴드 자우림(구태훈, 이선규, 김진만, 김윤아)은 1집 때부터 시선이 삐딱했다. 늘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어했고, 현실 세상에는 또 다른 진실이 숨어있을 것이라며 발톱을 보였다. 자우림의 음악을 좋아한 사람들은 이런 코드에 박수를 쳤다.

최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자우림은 8집 ‘음모론(陰謨論)’에서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한껏 드러냈다.

“전, 인간이 달에 갔다는 걸 안 믿거든요. 가장 큰 증거는 다시는 안 간다는 거죠. 뉴스도 시간대별로 챙겨볼 정도로 ‘팩트 광’이에요. 의심하길 좋아하죠. 하하.”(김윤아)

음반 전곡을 작사한 김윤아는 수록곡들 안에 음모론을 심게 된 건 ‘DNA’의 문제라는 듯 시원스레 웃었다. “전작들에 비해 치기가 빠졌다”는 수록곡들은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해 내러티브가 강하다.

주제를 정면으로 대변한 ‘EV1’은 1990년대 시판됐다가 어느날 강제 폐기된 전기 자동차 EV1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곡. 인간의 이기심으로 미래가 희생되는 비극을 들춰냈다. 또 ‘요지경’이란 의미의 ‘핍 쇼(PEEP SHOW)’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담았다. 노랫말에선 신문과 TV에 대해 ‘어디까지가 진실’ ‘달콤한 거짓말’ ‘악취는 전파를 타고 가지 않으니’라며 칼날을 들이댔다. ‘아이돌(IDOL)’에서는 꿈을 꾸기 힘든 세상을 만든 어른들을 꼬집었지만 음모론이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들을 피터에 비유한 ‘피터의 노래’에서는 희망도 기대한다. 일상의 화두들이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달된 건 사운드의 힘도 컸다.

“자우림의 사운드는 8집에서야 비로소 총 정리가 됐어요. 늘 마음에 드는 사운드의 해결책이 나지 않았는데 일본인 엔지니어 요시무라 켄이치가 레코딩과 믹싱 전 과정에 참여하며 원하는 결과물이 나왔어요.”(김윤아)

사실 8집은 자우림이 MBC TV ‘나는 가수다’에 한창 출연 중이던 지난 8월 발매됐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 출연 등의 이유로 인터뷰를 잠시 미뤘다. 프로그램 출연 막바지인 명예 졸업 시기가 다가오자 멤버들은 비로소 ‘나는 가수다’에 대한 생각들을 유쾌하게 털어놨다. 사실 자우림이 음악에 등수를 매기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건 의외였다.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니 순위를 매길 수 없다는 생각은 여전해요. 하지만 이 입장과 괴리가 없을 정도로 프로그램에 동화됐죠. 출연 가수들과는 ‘다들 고생하는구나’란 공동체 의식이 생겼고 경연은 즐거운 게임이 됐어요. 매주 하는 편곡 작업도 우리가 늘상 하던 일이라 노는 기분으로 해요.”(김윤아, 이선규)

출연 초반 자우림은 ‘나는 가수다’ 경연에서 그리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다. 심지어 2주 연속 ‘꼴찌’도 경험했다.

“그 프로그램에선 몇 등을 해도 깜짝 놀란다”는 김진만은 “예능 프로그램인데 초반 우리는 너무 딱딱하게 접근했다”며 “맵고 짜고 달아야 한다는 ‘나는 가수다’용 편곡도 서서히 깨달았다. 듣는 사람의 감정을 한곡 안에서 쥐락펴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중반을 넘어갈수록 자우림의 무대는 아이디어가 튀는 편곡의 묘미가 살았고 폭넓은 색깔을 내는 김윤아의 창법이 더해지며 매주 호평받았다.

김윤아는 여러 무대 중 “조용필 선생님의 ‘꿈’은 애환이 있는 슬픈 멜로디여서 속도감을 주고 싶었고 토속적인 리듬을 떠올리니 사물놀이와 어울릴 것 같았다. 그래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에 협연을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처음 만난 조용필에 대해선 대단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현실 세상의 분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어요. 선생님 앞에서 노래한 날, 유일하게 긴장했죠. 엄마에게 ‘조용필 선생님 만났어’라고 자랑할 정도였어요.”(김윤아)

“전설인 조용필 선생님을 만나니 마치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 비틀스를 보듯 현실감이 없었어요.“(이선규)

자우림은 ‘나는 가수다’의 파급 효과도 몸소 느끼고 있었다. “뮤지션들이 지상파 방송의 주말 황금 시간대에 퍼포먼스를 할 기회가 생긴 거니 효과가 크죠. 개인적으로는 ‘나는 가수다’ 출연으로 효도도 한 것 같아요. 얼굴이 알려지니 부모님이 좋아하세요. 하하.”(구태훈)

“멤버들 모두가 알려진 건 바람직한 변화죠. 사실 자우림에서 저만 부각됐기에 솔로 음반을 낼 때도 미안했거든요. 얼마 전 패션쇼에 멤버 둘이서 다녀오더라고요. 하하.”(김윤아)

구태훈과 김진만은 KBS 2TV ‘톱밴드’에 대해서도 “게이트 플라워즈가 ‘톱밴드’ 출연 전, 이들의 음악에 놀란 적이 있는데 이런 밴드들이 TV에 나오는 게 신기하고 보기 좋다. 시즌 2도 방송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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