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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입동 저녁

벌레소리 고이던 나무 허리가 움푹 패였다

잎 없는 능선도 낮아져 그 아래 눕는다

가지 하나가 팔을 뻗어 내 집을 두드린다

나무가 하늘에 기대어 우는 듯하다

나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바라만 본다

저문 시간이 고개 숙이고 마을을 서성거리고

그의 머리위로 별이 벼꽃처럼 드물다

낡은 문창에 달빛이 조금씩 줄어든다

달내리는 소리가 마당을 지나 헛간에 머문다

누군가 떠나고 난 자리가 세상보다 크고 깊다

나무가 하늘에 기대어 우는듯 하다



1941년 강원도 고성 출생~2001년 별세

숭실대 문예창작과 교수 역임

1967년 고려대학 농대 농학과 졸업 1970년 ‘문학비평’에 <시인의 병풍>을 발표하며 등단 주요작품에 장시(長詩) <움직이는 아침의 음악(音樂)> <서재(書齋)에서> <축지법> <서랍>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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