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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영화속 도발적 베드신, 판타지같은 일”

‘완벽한 파트너’로 17년 만에 영화복귀 김혜선

 

1980년대 하이틴 스타였던 김혜선(42). ‘대장금’(2003), ‘동이’(2010), ‘신기생뎐’(2010) 등 수십 편의 드라마에서 맹활약했지만 지난 10여 년간 영화와는 유독 인연이 멀었다.

고교생이던 1986년 ‘춤추는 딸’로 데뷔한 그는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 초ㆍ중반까지 ‘북치는 여자’(1987), ‘발바리의 추억(1989) 등 8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나 1994년 이래로 영화와 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혜선이 박헌수 감독의 ‘완벽한 파트너’로 영화에 복귀했다. 최수종과 호흡을 맞춘 ‘키스도 못하는 남자’(1994) 이후 17년 만이다.

“1995년 결혼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97년에 왔는데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더군요. 뭐가 되든 일단 연기를 시작하자고 생각했고 때마침 드라마 출연제의가 왔어요. 그래서 드라마를 시작하게 됐죠.”그는 연예계 복귀 후 영화를 하고 싶었지만 출연제의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탤런트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면서다. 게다가 30대 후반부터는 어머니 역할이 심심치 않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엄마 역할로 소비되다 보니 “나도 여자인데…”라는 상실감이 가끔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럴 즈음 박헌수 감독으로부터 ‘완벽한 파트너’라는 작품을 제안받았다. 작품은 재밌었지만, 노출 수위가 높았다.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겁부터 났어요. 수많은 노출신을 어떻게 감당하며 찍을까 고민이 들었죠. 드라마에서는 단아하고 얌전한 이미지였는데…. 그래도 오랜만에 들어온 시나리오였고, 역할 자체에 욕심이 나기도 했죠. 주변 친구들은 ‘야 그 나이에 복 받은 거야, 돈 내고 찍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출연하라고 독촉했죠. ‘연기자로서 노출 때문에 망설인다면 창피한 거다. 일단 도전해보자!‘라고 결론지었습니다.”

3년간 사귀어온 장현수 감독의 조언도 힘이 됐다.

“‘배우가 뭘 망설이느냐? 배우가 연기하는데 누가 뭐라 그러겠냐’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조금 멋있어 보였어요. 먼저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용기가 났죠, 물론 감독님이 반대해도 제가 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그를 설득했을 것 같아요.”(웃음)

‘완벽한 파트너’는 선생과 제자 사이에 벌어지는 농밀한 연애담을 코믹한 터치로 그린 성인용 로맨틱코미디다. 김혜선은 총기 있는 제자를 유혹해 그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요리 연구가 희숙 역을 맡았다.

“단아하고 얌전했던” 기존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그녀에게 자식뻘 되는 남자를 거리낌 없이 유혹하는 건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판타지 같은” 일이었다.

“도도하고, 섹시하고 때로는 남자를 유혹하는 역인데 저에게는 그 모든 게 익숙지 않아요. 저는 조용조용한 성격인데다가 남자를 유혹해본 적도 없어요. 그냥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죠. 연기 때문에 도발적인 대사나 행동을 하면서 손발이 오그라들기도 했습니다.”(웃음)

띠동갑인 김산호와의 베드신(Scene)은 무척이나 낯설고 어려웠다고 한다.

“그냥 입만 대는 키스를 하는데 산호가 덜덜 떨더라고요. 당시에는 저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굉장히 어려워했죠. ‘무조건 카메라가 돌아가면 정신을 잃고 역할에 열중하는 거야’라며 다독이며 최대한 산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촬영 일정은 고됐다. 거의 일주일간 하루에 1~2시간 정도 자기도 버거울 정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10㎏을 감량하기 위해서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그는 “17년을 영화와 뚝 떨어져 있었다. 그간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던 시간을 보상받고 싶은 열정이 없었다면 아마 불가능한 스케줄”이었다고 했다.

40대 늦깎이에 영화배우에 재도전장을 낸 김혜선.

어떤 영화를 하고 싶으냐고 물어보자 “‘오아시스’(2002)에서 문소리가 했던 공주 역 같은 강한 캐릭터”와 “액션영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원 씨가 나왔던 액션 영화들처럼, 액션 영화를 몇 편 해보고 싶어요. 이제 몇 년 있으면 찍지도 못할텐데 조금 고되더라도 몸을 사용해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작품을 꼭 찍고 싶어요. 액션 배우를 꿈꾸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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