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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초대석] 장원경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전국적으로 창궐했던 구제역과 AI로 홍역을 앓았던 우리 축산업계는 한-EU(유럽연합)·한-미(美)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직격탄까지 맞게 됐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EU FTA와 한-미 FTA로 인한 국내 축산업계의 향후 15년간 누적 피해액은 각각 2조4천735억원, 7조2천993억원으로 총 10조원에 육박한다. 특히 축산업은 전체 농축수산업이 받는 피해액의 60%를 차지하는 등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이처럼 내·외부적으로 위협적인 숙제를 안고 있는 국내 축산업을 위한 연구 분야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하고 높은 품질의 가축 개량은 물론 동물을 이용한 바이오 신약, 장기 개발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 연구 등에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한 장원경 국립축산원 원장은 “축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농림업 생산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농촌 경제에 가장 비중이 높은 분야”라며 “종합적인 맞춤형 컨설팅을 통한 축산경영체 역량 강화 등 작지만 강한 축산농가 육성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올해 기관 중점사업으로 작지만 강한 축산농가 육성을 우선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축산 경영체의 유형별 맞춤 기술지원을 통한 강소농 육성을 실시하고 있다. 직접 영농현장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더 나아가 각 시도 농업기술원과 축협 등 민간 기관과의 연계 등을 통한 지속적인 육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육성 신품종 및 고유 품종을 활용한 브랜드화를 달성해 각 농가마다 혁신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총 1천992개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기관으로서 미래 성장동력 기술과 FTA 대응 축산업 경쟁력 강화 등에 힘을 쓴다.

△화학적물질이 아닌 생물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신약 생산연구 △면역 거부 반응이 적은 돼지 인공장기를 이용한 바이오 장기 △우량 가축 조기 선발을 위한 유전자 진단 기술 △뇌졸중을 예방하며 머리가 좋아지는 우유 등 생명공학 기술을 접목한 첨단 연구와 △한우 고급육 생산 및 소비 확대 기술 개발 △농산부산물의 사료화 기술 개발 보급 △축산물의 생산→관리→소비 안전성 관리 등 세계화 물결에 대응해 차별화된 우리 축산만의 경쟁력 강화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만의 종자주권으로 세계화 물결 대응
한우를 세계적 품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

- 축산업이 가장 힘든시기에 부임하게 됐다. 당시를 회상한다면.

▲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한창 창궐하던 지난 1월 7일 임명받았다. 그만큼 부담과 책임감도 컸었다. 당시 충남 천안 성환에서 축산자원개발부 부장으로 있다가 발령받아 부랴부랴 수원으로 올라오게 됐지만 정작 원장실에는 며칠간 들어가지도 못했다. 당시 전시상황을 방불케 할정도로 방역이 철저해 발령 첫날부터 3일간은 축산원 정문 앞 컨테이너 박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방역이 끝난 뒤 겨우 내부로 들어와서는 구제역이 종식되기까지 약 3개월간 전직원과 함께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상황에서 축산원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등 어려운 기간을 보냈다.

축산농가들이 겪었을 아픔까지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무겁다. 정말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간을 보낸 거 같다.

- 취임 후 11개월 차를 맞게 됐다. 그간 돌아보며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있다면.

▲ 무엇보다도 기관 중점 사업인 강소농 육성이다. 현재 축산원은 올해 전국 총 1천992개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1대1 맞춤형 컨설팅을 통한 작지만 강한 농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소, 돼지, 닭 등 축종별로 분류를 하고 지역 권역별 분류를 통해 육종, 번식, 영양, 경영 등 각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한 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내과·외과·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있는 것처럼 분야별 축산 전문가들이 직접 농가를 방문해 농가마다 맞춤형 육성을 실시하고 있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단기적으로는 FTA로 인한 개방의 물결 속에서 선진국과의 경쟁에 이겨낼 수 있는 농가를 만드는 것 첫번째 목표이고 장기적으로는 양적·질적·기능적인 면에서 강하고 우수한 축산 농가를 만드는 것이다.

원장으로서 매주 토요일마다 현장을 방문하며 축산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직원들이 주말에도 근무하는 것에 부담을 가질까봐 동행없이 혼자 다니고 있다. 농가를 방문할 때마다 반겨주시고 강소농 육성에 적극 동참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

- 지난 7월 한-EU FTA가 발효된데 이어 한-미 FTA도 곧 비준안이 통과될 예정이다. 축산인이자 관련 기관장으로서 FTA를 바라보는 입장은 어떠한가.

▲ 축산인의 한사람으로서 미국·유럽연합 등과의 FTA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잘알다시피 득보다 실이 큰 만큼 축산분야의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기업화로 생산해내는 미국과 유럽의 환경과 조건을 비교한다면 우리 축산은 1대1 대응으로는 절대 당해낼 수가 없다.

하지만 농축산물의 개방은 현재 전세계적인 물결이기에 거부할 수 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FTA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과 시스템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우, 재래돼지, 우리맛닭, 우리오리 등 순수 토종 축종을 개량해 우리만의 종자주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전쟁과 같아질 축산업에서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으려면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을 해야한다.

즉, 양적·질적·기능적인 측면에서 소비자에 맞는 축산업이 돼야한다. 친환경적으로 안전하고 우수한 축산제품을 만든다면 충분히 내수시장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를 위해 축산원은 종자 개량과 사료 개발, 생산 환경 개선 등의 종합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 앞으로 남은 임기 간 계획과 목표가 궁금하다.

▲ 총 임기 2년 중 1년 남짓 남은 기간 축산원 전직원에게 강조하고 싶은 건 창의력을 가지라는 것이다. 특별히 개인적인 좌우명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직원들에게 ‘자율’과 ‘권한’을 충분히 주고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연구직 공무원일수록 타성에 젖지 않고 남들과 다른 생각 창의력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는 임기 후 축산 유전관련 연구기관에 들어가 전공을 살려 연구에 매진하고 싶다. 유전체 가축 개량을 통해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품종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꿈이자 목표다. 일본의 화우가 있다면 우리 한우도 끝없는 연구와 노력이 있다면 그보다 훨씬 우수한 품종으로 질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프로필

-경남 하동 출생(1957년생)

-건국대학교 축산학과 농학사(1981년)

-동대학원 농학석사(1983년)

-동대학원 농학박사(1997년)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 응용생명공학과장

-농촌진흥청 공공기관지방이전단장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장

-(현)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

-한국동물번식학회 부회장, 한국유전육종학회 부회장

-한국동물자원과학회 이사

■ 저서 및 수상

-바이오안전성백서

-유전공학실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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