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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지독한 성장통… 나를 일으킨건 음악”

5집 ‘아름다운 날들’로 돌아온 루시드폴

 

“나를 흔들리게 하는 건 / 내 몸의 무게 / 나를 얼마나 던져버리면 / 기분 좋게 / 솔직하게 / 걸을 수 있을까…. (‘외줄타기’ 중에서)”

루시드폴(본명 조윤석·36)의 새 앨범에서는 슬픔이 느껴진다.

“나 지금껏 헤매다가 / 이렇게 / 겨우 여기에 왔는데 / 난 지금 여기가 바보처럼 / 어디인지 몰라요(‘어디인지 몰라요’)”, “아무 소리도 없이 / 그저 슬픔만 철썩이던 / 당신의 눈빛(‘외로운 당신’)” 등 노랫말 곳곳에 삶의 아픔이 녹아있다.

하지만 마냥 슬픔에 젖은 것만은 아니다. 시를 읊듯 잔잔한 루시드폴의 목소리는 “견디다 보면 / 여름은 다시 올 테고 / 겨울엔 눈이 올 테고 / 나는 다시 빛날 수 있겠지(‘그리고 눈이 내린다’)”라며 다가올 ‘아름다운 날들’을 노래한다.

정규 5집 앨범 ‘아름다운 날들’로 돌아온 ‘가요계의 음유시인’ 루시드폴에게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진다”고 하자 “개인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면서 “내 이야기가 많이 녹아 그런 모양”이라고 했다.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어요. 여러 가지로 힘들었죠. 방송을 그만두고 여자친구와도 헤어진데다 지난 일년간 음악에서 특별히 해놓은 것도 없는 것 같고…. ‘나한테선 더 이상 빛이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신감이 없어졌죠.”

루시드폴은 “‘목소리와 기타(8월 17일~9월 11일)’ 공연 직전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면서 “종일 집안에 머물며 기타를 잡고 노래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슬럼프에 빠지니 노래를 만드는 게 더 절실해지더군요. 노래만 생각했습니다. 이번 앨범에 실린 11곡 중 9곡은 그때 만든 곡이에요.”

‘성장통’의 결과물이기 때문일까. 이번 앨범에는 유독 ‘인간 조윤석’의 이야기가 많이 담겼다.

“‘어부가’는 저를 어부에 비유한 노래죠. 어부가 고기를 낚아 올리듯 음악을 하는 사람은 열심히 노래를 낚아야 한다는…. ‘불’도 제 얘기에요. 저는 정말 제가 제일 두렵거든요. 내 속에 뭐가 있는지 모르니…. 그런 생각을 노랫말에 담았죠.”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타이틀 곡 ‘어디인지 몰라요’를 꼽았다.

“그 곡을 만들고 많이 울었어요. 2집에 있는 ‘사람들은 즐겁다’ 이후 오랜만에 건반 앞에서 쓴 곡인데 쓰고 나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데모 테이프를 가지고 김광민 선생님(피아니스트 김광민)을 찾아갔더니 선생님이 ‘네가 한 연주가 더 좋다’며 그대로 하자고 하시더군요. 덕분에 처음 곡을 만들 때의 느낌이 살아있습니다. 물론 선생님의 손을 거치며 완전히 업그레이드되긴 했지만요.(웃음)”

루시드폴은 “내 모든 앨범이 일차적으로 나를 위한 것이긴 하지만, 이번 앨범은 더 특별한 것 같다”면서 “앨범 작업을 위해 여러 뮤지션과 머리를 맞대고, 웃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자신감과 의욕을 되찾았고 좋은 에너지도 받았다. 그래선지 앨범 작업을 끝내고도 뭔가 소진됐다는 느낌보다는 재충전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날들’에는 작곡가 유희열, 피아니스트 김광민·김정범·조윤성, 기타리스트 이상순, 색소폰 연주자 손성제, 플뤼겔 호른 연주자 최선배, 트럼본 연주자 이한진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실력파 뮤지션이 대거 참여했다.

“많이 배웠죠. 브라스 밴드, 퍼커션 연주자와 함께 녹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하나하나 배우는 게 되게 재밌었어요.”

그는 “이번 앨범에는 ‘어부가’ ‘여름의 꽃’처럼 메트로놈 없이 프리 템포로 연주한 곡도 실렸다”면서 “메트로놈이 사라지니 목소리와 여러 악기의 앙상블에 집중하게 되더라. 매우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소개했다.

루시드폴은 앨범 발매와 송년 행사를 겸해 오는 24~25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29~31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사일런트 나이트, 나일론 나이트 2011(Silent night, Nylon night 2011)’이란 타이틀의 단독 공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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