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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청년 기술창업, 선배 벤처가 지원 앞서야

 

요즘 게임산업계에 기린아로 떠오르는 스마일게이트라는 기업이 있다. 이 업체가 출시한 게임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올해 매출액은 1천800억원대, 영업이익은 무려 1천4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지난 7월 스마일게이트는 벤처캐피털을 인수하면서 엔젤투자자로 나섰다. 유망한 예비창업자와 창업초기기업이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투자하고 노하우도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보다 한발 앞서 지난 4월에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실리콘웍스가 또 다른 벤처캐피털을 인수해 후배 기업인들의 창업을 돕는 데 팔을 걷어 붙였다. 엔젤투자의 특성을 볼 때 수익성만을 염두에 두었다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스마일게이트와 실리콘웍스의 새로운 시도는 우리 경제에 큰 시사점을 주고 있다.

흔히들 우리나라에서의 창업은 갓난아이(창업기업)가 정글(창업생태계)에 내던져진 상황과 유사하다고 한다. 2000년대 초 벤처붐 붕괴 이후 줄곧 위축되기만 했던 기업가정신과 청년창업이 이제야 조금씩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세계 제일의 벤처창업 생태계로 평가받는 실리콘밸리에 비하면 격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실리콘밸리는 대학-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선배기업이 삼위일체가 돼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을 탄생시켰다. 지금도 성공신화를 꿈꾸는 수많은 예비창업자를 키우고 있기에 벤처창업의 요람으로 일컬어진다. 예비창업자들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창업초기기업이 힘차게 달리기 위해서는 실리콘밸리처럼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또 스마일게이트와 실리콘웍스의 사례는 선도 벤처기업과 신생기업 간의 협력을 통한 기술혁신 즉,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성장모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가 크다.

선도 벤처기업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춘 창업기업들을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이렇게 키운 기업들을 제 값을 주고 M&A 한다면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인력 빼가기와 기술 탈취가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참으로 바람직한 성장모델이다.

그동안 정부가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 선수와 감독, 심판의 1인 3역을 했다면 이제는 열정적인 치어리더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양한 영역에서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을 측면 지원하는 한편 민간의 노하우와 역량을 활용한 간접지원 방식을 통해서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엔젤투자자와 일대일 매칭으로 유망한 예비창업자에게 투자하는 엔젤매칭펀드를 운용할 계획이다. 선배 벤처기업인이 도제 방식으로 후배 예비창업자를 키우는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또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으로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등 내년도 R&D 지원예산 역시 올해보다 13.7%나 증가한 7천150억원으로 확대했다. 지원예산의 배분에 있어서도 창업기업의 기술개발과 상용화, 선도 벤처기업의 기술혁신에 중점을 뒀음은 물론이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는 창업과정에서 창업보육센터 입주, R&D 자금 지원 등을 받으면서 “내가 이런 지원도 받을 수 있구나”라면서 큰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이제는 더 많은 선배 벤처기업인이 후배들의 도전을 격려하는데 앞장서야 할 때이다.

청년들의 기술창업이야 말로 그들의 숨겨진 열정과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한편, 우수한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스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술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충식 중소기업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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