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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만납시다.” 전세계 174개국의 젊은이들이 참가해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을 기원하며 젊음을 마음껏 발산했던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31일 폐회식을 갖고 11일간의 레이스를 모두 마감했다.
이번 대회는 한때 불참을 통보했던 북한이 우여곡절 끝에 참가하고,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이라크 등도 동참함으로써 ‘벽을 넘어 하나로, 꿈을 펼쳐 미래로’라는 대회 슬로건에 걸맞게 지구촌 대학생들이 우정과 화합을 다진 대회였다. 한국은 이번 회에서 중국, 러시아에 이어 종합 3위를 달성,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으며 북한 역시 종합 9위의 호성적을 거뒀다.
한편, 대회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폐회식은 짧은 만남, 오랜 이별을 아쉬워하는 석별의 정을 한국적 정서로 듬뿍 담아내며 형식을 파괴한 자유분방한 무대로 짜여졌다. 대회에 참가했던 각국 선수와 임원, 그리고 대회 조직위 관계자와 대구시민들은 저마다 대구U대회의 소중한 추억을 가슴에 새긴 채 마지막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 못지않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 건 국내 대다수 언론의 균형감각 상실이었다. 대회 기간 중 대다수 언론은 북한응원단의 치맛자락 쫓기에만 여념이 없었다. 그 결과 각국 선수들의 선전하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지 못했다.
언론 못지 않게 정부와 조직위 또한 문제를 드러냈다. 먼저, 정부는 시종 북한의 정치적 술수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나머지 이번 대회가 마치 북한의 정치선전의 장으로 전락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로인해 북한을 제외한 170여개의 참가국들은 들러리신세가 되고 말았다. 또한 조직위는 대회장 내에서 돌발적인 집회가 벌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지 못해 대회 안전에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밖에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에서 편파판정 시비가 일었던 것도 유감스런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잇딴 대형사고로 인해 실의에 빠져있던 대구시민들에게 삶의 열정을 되찾게 해 준 행사였다. 그것이야말로 여러 가지 오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가 남긴 가장 값진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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