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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은 여럿이 둘러 앉은 식탁에 난데없이 고양이가 뛰어 들어 아수라장이 된 듯한 모습이다. 민주당은 신당 창당을 위한 전당대회를 표결로 하자는 신주류와 표결을 반대하는 구주류가 맞서는 과정에서 온갖 추태와 욕지거리를 벌여 과연 집권 여당인지를 의심케 했다. 부부로 치면 이혼하고도 남을 처지인데도 세간의 이목 때문인지 명분 쌓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집안이 발칵 뒤집히기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소장파 의원들이 ‘60대 용퇴론’을 주장하고 나서자 노장파들은 신판 ‘고려장’이라고 입에 거품을 물고 맞서고 있다.
두당의 내홍은 코 앞에 닥친 총선 때문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금배지는 달아야 겠는데 도무지 금배지를 달 웃저고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옷을 갈아 입자는 것인데 신·구, 노·소간 생각이 제각각인데다 치사한 사욕이 당권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참다운 당파란 군자에게나 있지 소인들에게는 없다. 왜냐하면 소인들은 눈에 뵈는 이익만을 쫓는다. 고로 이익이 일치하는 동안만은 일시적으로 손잡고 당파를 형성하지만, 이익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서로 상처를 주고 육친이라해도 헐뜯고 용서하지 않게 된다.” 구양수(歐陽修)가 붕당론(朋黨論)에서 한 말이다.
어쩌면 오늘의 한국 정당을 예견하고 경고한 말 같다. 우리 정치계에는 군자다운 거목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반세기 전만해도 정말로 존경하고 따를만한 정치지도자가 여럿 있었으나 지금은 잡목만 무성하다.
“달리고 있는 버스 안에서 서로가 핸들을 잡겠다고 승강이를 벌인다고 하자. 틀림없이 버스는 가로수를 들이 박고 말것이다.” 폴란드의 바웬사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당권이 탐이 나거든 당의 안전을 먼저 생각할 일이지, 핸들을 탈취하려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다. 우리의 단점은 사욕이 강한데 있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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