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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현장]올바른 운전 인식과 예절

 


파리를 방문했을 때 인상 깊은 것은 복잡한 교통이 서울 못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데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차량이 막히는 도로가 있으면 차도를 넓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이고 인도를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대중교통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어쩐지 가는 곳마다 대부분 도로는 인도가 차도보다 넓었다. 차도도 도심이라 해도 편도 3차선 정도였다. 그런데 비좁기로 유명한 서울은 편도 4차선 6차선이 기본이다. 그럼에도 차는 막힌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는 2천만 대에 육박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의 운전 문화다. 우리나라 교통사고는 매년 20여만 건이 발생하고 있고 사망자만도 5천여명이 넘는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 수는 3.1명으로 영국이나 독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평균 1.4명에 비해 훨씬 높다.

교통사고 중 경찰관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사건이 뺑소니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를 조금만 빨리 병원으로 옮겼으면 사망을 막거나 심각한 신체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장시간 길 바닥에 방치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슬픔을 안긴다.



佛 대중교통 장려위해 인도 넓혀

사고를 내고 도주해 버린 운전자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교통사고는 대부분 운전 중 부주의나 태만으로 일어난 과실 사고이기 때문에 보험에만 가입돼 있으면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된다. 그런데 사고 처리 없이 도주하게 될 경우 일은 엄청나게 복잡해져 버린다. 사람이 다치거나 죽으면 구속될 수 있다. 그럼에도 순간 판단 실수로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너무 쉽게 망가뜨린다. 이런 뺑소니 교통사고가 매년 1만여 건이나 발생한다.

경찰서에서는 뺑소니 교통사고만 전담해 추적하고 검거하는 전문 수사관들이 배치돼 있다. 뺑소니 운전자는 목격자가 없어 안 잡힐 거라 생각하지만 며칠도 안 돼 대부분 잡힌다. 우리나라의 감식능력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고 추적 수사기법은 세계 최고다. 전문 수사관들 또한 세계 어느 나라 경찰 못지 않은 조사 역량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뺑소니 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각종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아 운전면허를 취소당하거나 정지당하는 사람도 매년 50만 명이 넘는다. 이중 음주 운전이 절반을 차지한다. 음주 운전은 범죄 행위로 간주된다. 작년만 해도 음주로 인한 사고가 2만 건이 넘었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있음에도 다른 나라에 비해 교통사고가 많은 이유는 뭘까? 많은 사람들은 서슴없이 성급함과 산만함을 지적한다. 운전에 있어 성급함과 산만함은 사고와 직결된다.

30년 무사고 경력이지만 큰 사고를 낼 뻔한 적이 몇 번 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두 이 때문이었다. 교통사고를 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난 사람들 대부분도 이것을 후회한다. ‘방어 운전’이라는 말이 있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 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운전하는 것이다. 운전석에 올라 ‘오늘은 방어운전 해야지’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 시동을 걸어보라. 마음부터가 편안해짐이 느껴질 것이다. 차량들이 끼어들어도 화가 나지 않는다. 굉음을 내며 앞질러 가는 차량이 오히려 안타까워 보일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신호등 앞 정지선에 서있는 내 자신이 준법 시민이 된 듯한 뿌듯함도 느껴진다.

성급·산만, 교통사고 주원인

어떤 사람은 운전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옆 사람과 장난을 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는 내비게이션으로 텔레비전을 보는 운전자도 있다. 운전은 다른 일에 비해 정신적 육체적 집중도가 필요하다. 운전 중 산만함은 요란한 액션영화를 틀어놓고 공부하는 학생과 같다. 시험을 망칠 것은 자명한 일이고 교통사고가 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삶의 방식이나 환경이 글로벌화됐는데 언제까지 수천 년 묵은 민족성을 따질 것인가? 우리의 생활이 세계화 됐듯 운전예절이 세계화되는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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