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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볼 회수 손놓은 삼성.KBO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새 아시아기록이 될 56호 홈런 작성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도 해당 홈런볼을 팬들이 공유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승엽 소속 구단인 삼성과 야구 기록.보존에 책임이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홈런볼 회수에 적극 나설 기미를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공의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6월22일 대구구장에서 터졌던 이승엽의 세계 최연소 300호 홈런볼을 둘러싸고 처음 불거졌다.
당시 삼성은 이 공을 기증받아 대구 경산볼파크 야구역사관에 전시한다는 계획아래 29인치 TV 1대와 연간회원권을 경품으로 내걸었으나 볼을 주운 `행운의 사나이' 이상은(27)씨는 이를 외면하고 구매자를 찾다가 중국에 사는 조선족 동포에게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에 넘기려 했다.
이후 해외 유출을 우려한 팬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다행히 구관영(56) 에이스테크놀로지 사장이 구매자로 나타나면서 300호 홈런볼은 간신히 국내에 안착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과 KBO가 보인 행태는 팬들의 실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삼성은 지난 99년 이승엽이 타이론 우즈의 42홈런(98년) 기록을 깨며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43∼54호(47,50,53호 제외)를 야구역사관에 전시중이고 KBO는 장래 명예의 전당이나 야구역사관을 짓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300호 홈런볼 회수에는 아예 손을 놓은 채 진품임을 확인해달라는 구매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국 인증서에 도장을 찍어주는 `공증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따라서 현재 49홈런을 기록중인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의 전설' 오사다하루(왕정치)의 아시아기록(55개)을 깬 뒤 56호 홈런볼 습득자가 인증을 요청하더라도 거부할 명분을 스스로 없애버렸다.
이런 배경에 대해 삼성과 KBO는 공 회수에 적극 나서면 홈런볼 가격의 인플레를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내세운다.
또 미국프로야구 로저 매리스의 61홈런을 깬 마크 맥과이어의 70호 홈런(98년)볼이 267만달러(32억원 상당), 배리 본즈의 73호 홈런볼이 45만달러에 각각 팔렸던 전례를 들어 일단 펜스를 넘어간 공은 팬들의 몫이라는 논리도 펴고 있다.
결국 TV와 연간회원권 등의 경품만으로 습득자의 마음을 돌리려는 발상이 역사적인 홈런볼 회수에 미온적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던 삼성은 이승엽이 또다시 대기록을 작성하더라도 어차피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경품을 내걸 필요가 없다는 판단아래 이번에는 아예 홈런볼 회수를 위한 일체의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지난 82년 태동한 한국 프로야구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60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일본프로야구를 뛰어넘는 대기록을 너무 낮게 평가하고 있지 않느냐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결국 팬들의 홈런 대기록 작성에 대한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가고 있지만 정작 관심을 가져할 삼성과 KBO는 이번에도 손을 놓고 있어 팬들은 또한번 홈런볼 습득자에 의한 구매자 찾기 소동만 지켜봐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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